"살아계실 때 사과를 받아야 되지 않습니까." 손팻말을 나눠든 20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앞에 나타났다. 이들의 주장은 한·일 정부의 협의 결과를 받아들여 그만 일본을 용서하자는 것.
엄마부대 봉사단과 탈북엄마회, 나라지키기연합 등이 주축이 된 참석자들은 이런 뜻을 나타내는 현수막과 피켓을 흔들었다. 현수막에는 "어르신들 이제 일본을 용서해 줍시다"라는 표현과 함께 "저의 가족도 일본 징용에 갔다왔습니다"란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일본 아베수상의 사과를 받아들여 더 강한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이들은 "일본을 용서하는 것이 일본을 정신적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닐까요"라는 문구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일본 나쁘지만 그나마 우리 국력 성장해 사과한 것"
기자회견을 주도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은 나쁘지만 그나마 국력이 성장했기에 일본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못하고 사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대표는 "일본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100% 만족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현 정부가 끝까지 사과하라고 하니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이전 정부는 뭘 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단체의 이러한 행동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들의 기자회견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며 "참 더러운 정부입니다"라고 밝혔다. 영상을 게시한 글에도 비판적인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주 대표는 우호적인 여론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불러 수요집회를 이어 나간다면 우리도 대응방안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는 지난해 11월에 SBS 앞에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김제동 힐링캠프 하차"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2014년 7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할 때는 유족들 앞에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이 의사자라니요?" 도가 지나치면 국민들이 외면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