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누리과정 예산을 국가가 다 부담하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누리과정의 가장 큰 수혜자다. 그런데, 왜 우리가 여기서 이 고생을 해야 하나."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회-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누리과정 예산 정상화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창환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의 말이다.
최 회장은 영하의 날씨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누리과정 예산 파동의 전적인 책임을 박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국의 어린이집들이 매년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보육교사 3천 명과 어린이집 1천여 곳이 문을 닫았다"며 "1년 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던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교육부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는 누리과정 예산편성이 안된 곳이 7개 교육청이라고 나오지만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제대로 된 곳은 하나도 없다"며 "어린이집 복지부 예산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언론이 나서서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나온 송기문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 부회장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미지급 예산을 모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양쪽을 일원화하여 정부가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세금의 8할을 걷어가는 중앙정부가 누구 보고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라는 거냐"며 "누리과정 예산은 대선 공약이니 만큼 공약을 내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임 경기도의회 부의장은 역시 "지방정부는 지난 3년간 누리과정 예산을 부채로 메꿔왔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에 대해 국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어제 대통령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딴소리만 하더라"며 "정부가 2조 원 예산을 편성하면 우리도 1조9천억 원의 예산을 즉각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양 의회 의원들은 기자회견문을 읽고 "정부의 주장대로 시도교육청이 올해는 빚을 내 무상보육 예산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에도 똑같은 논란이 재연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또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시도교육감이 제안한 정부와 국회,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