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잘 나가는 더불어민주당 '영입' 충분한가?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은 최근에 정말 '잘 나간다.' 지난 17일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 당원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각계각층의 신선한 인물들의 영입과 새누리와 국민의당의 실책으로 인해 더민주의 지지율은 안정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더민주의 연이은 전문가 영입은 최근에 전개되는 '86정치 무능론'을 중심으로, 민주당계 정당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인 '운동권 중심정당론'을 더민주가 일정 부분 극복했다는 호평을 받는 이유가 됐다.
더민주 내부적으로는 하나의 우려가 있다. 최근 더민주의 영입 행보는 각 분야의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인물들이었기에 그동안의 야당 비판론에 대한 반전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여의도 내부에서 협상과 관계 조율을 담당할,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II. 야권 정치인의 산실. '노무현 청와대'좋은 정치인의 기준은 사람마다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국정운영' 경험이다. 장관들과 청와대 경력이 이를 대변하는 경력으로 많이 인지된다. 그리고 현재 야권에서 위와 같은 경력을 보유한 지역구 후보들은 대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의 5,6회 지방선거와 19대 총선의 경우에는 참여정부 수석들과 비서관·대변인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의원 같은 기존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표, 이광재 전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전해철 의원 등이 정치계에 자리를 잡았다. 원외에도 정태호, 천호선, 김경수 등 역시 정치계에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진 상태이다.
III. 참여정부 출신들 행정관들의 '서울 상륙작전' 특이한 지점은 노무현 청와대 출신 정치인들은 대개 지방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정태호 비서관과 천호선 대변인 등이 서울에서 각기 관악 을과 은평 을에 도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그 가능성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야권에서 청와대에서의 국정 경험이 있는 참여정부 출신 국회의원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그 결과 여부는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출신들의 생환 여부에 달려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정부 당시 행정관들이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과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 등을 기치로 내걸고 서울 지역구에서 대거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강병원(은평 을), 고용진(노원 갑), 권오중(서대문 을), 황희(양천 갑) 후보 모두 서울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위 후보들 모두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다. 위 후보들은 지방에서 청와대에서의 국정 경험과 노풍(盧風)을 통해서 자리를 잡았던 청와대 선배를 이어 서울상륙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IV. 야권 패배의 10년, 서울상륙작전의 가능성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빼앗긴 지 10년이 지났다. '청와대' 출신이 가지는 국정운영 경력이 유권자들에게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역시 10년 전에 청와대에 있던 인물들이다. 청와대 경력을 사용한다는 것이 본인들의 또 다른 장점인 신선함을 가릴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또한 위 후보들은 각기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경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들의 서울상륙작전은 가능한 것일까.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출신 후보들은 국정경험 경력 외에도, 정치계에서 젊은 세대로 분류되는 40대라는 점과 지역연고를 기반으로 하는 '서울토박이' 전략을 통해서 국회입성을 노리고 있다. 지역 연고와 청와대 출신이라는 경력의 조화는 지방에서 자리 잡은 참여정부 출신 정치인들의 승리 공식이다. 그렇기에 위 후보들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10년 5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와 2014년 6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당시 서울 구청장 경선에서 노무현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대거 승리한 점 역시 이들의 경선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물론 그간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상징이 많이 소진된 것 역시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이 양날의 검일 수도 있다.
야권이 마지막으로 집권했던 노무현 참여정부. 이제 이들 중 가장 젊은 세대였던 행정관들이 20대 총선에 나설 만큼 많은 시간이 지났다. 참여정부가 가졌던 정치적 의미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순간이 20대 총선인 셈이다. 그 결과가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한 의석 확보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나간 경력 중 하나로 남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 결과에 청와대 행정관 출신 정치인들의 여의도 생환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