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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셉션 피시오트씨의 사망을 보도하는 워싱턴 포스트지
콘셉션 피시오트씨의 사망을 보도하는 워싱턴 포스트지 ⓒ 워싱턴 포스트 갈무리

무려 35년 가까이 미국 백악관 앞에서 텐트를 친 채 반핵 시위를 펼쳐 화제가 됐던 콘셉션 피시오트(Concepcion Picciotto)씨가 사망했다고 지난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다.

피시오트씨는 지난 1981년부터 숨을 거둔 최근까지 35년 동안 미 백악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통해 '반핵 시위'를 벌여 이 부문 최장 기록도 갖고 있다.

그녀는 올해 81세의 나이에도 백악관 앞의 천막 농성을 이어 갔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25일, 위싱턴D.C.의 한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구호시설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시오트씨는 스페인 이민자 출신으로 1960년까지 주미 스페인대사관에서 일했으며, 1969년 이탈리아 출신 남편을 만나 지금의 성을 얻고 딸을 입양했다.

하지만 이후 남편과 결별하고 딸의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1979년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1981년부터는 본격적인 반핵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평화운동가인 윌리엄 토머스와 함께 반핵 시위를 시작했으며, 2009년 토머스가 사망한 이후에도 혼자 백악관 앞에서 반핵 시위를 이어갔다.

피시오트씨는 2012년 교통사고를 당해 기력이 쇠퇴한 이후에도 최근까지 젊은 평화운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35년째 천막 농성을 했다.

2012년 4월 16일, 피시오트씨는 백악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관련 기사: "진짜 평화? 미국부터 핵 없애야 한다") 그녀는 당시 "힘든 것은 없다"면서 "진정 핵무기가 없는 세상을 위해 내가 일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피시오트씨는 이어 "북한 핵도 미국의 잘못"이라며 "그것이 반핵 운동을 하는 이유미여, 미국이 솔선수범해 핵을 먼저 폐기해야 한다"면서 반핵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 여성에게 반핵 이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피시오트씨
한 여성에게 반핵 이유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피시오트씨 ⓒ 김원식

피시오트씨는 2013년 10월 14일,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북한도 핵을 폐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보다 먼저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핵을 먼저 폐기해야 한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관련 기사: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 미·러가 먼저 폐기해야")

그는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가 핵무기"라며 "진정한 평화는 핵무기가 없어져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시오트씨는 당시 오마이뉴스 기사 인쇄본을 함께 펼쳐 보이며 "계속 천막 농성을 이어 갈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피시오트씨는 지난 2004년, 마이클 무어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인 '화씨 9/11'에도 그녀의 활동 모습이 나오는 등 끊임없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녀는 특히,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에는 부시의 '악마의 축' 발언을 빗대어 "진정 악마는 부시이며 그는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반핵 시위#백악관 #피시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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