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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0) 할머니가 26일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열린 집회에서 자신이 겪은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0) 할머니가 26일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열린 집회에서 자신이 겪은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하루에 40∼50명을 어떻게 접대하겠는가. 차라리 죽고 말지. 위안소는 무슨 위안소냐. 사람 죽이는 사형장이지."

26일 오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일본 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군위안부 피해자 증언집회.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의 한 맺힌 말에 시민단체 관계자와 학생, 취재진 등 200여 청중은 일순 숙연해졌다. 10대 소녀때 자신의 육체와 인격,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힌 현장을 그는 '사형장'에 빗댄 것이다.

이 할머니는 "우리가 정말 우리 발로 돈을 벌러 갔다면 왜 일본 정부에 사죄하라고, 배상해라고 이렇게 하겠는지 생각을 해보라"라며 억울한 마음에 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위안부 피해자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으로 끌려갔다가 74살때인 2000년에야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 이 할머니는 "우리를 끌고 나가서 해방이 됐으면 다시 데리고 나와야지 전방에 버려놓고 일본 사람들 혼자 나오는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60년만에 고향에 왔더니 부모형제는 죽고 없고 나에 대해서는 사망신고를 해 놓아서 '죽은 사람'이 돼 있더라"며 "얼마나 더 당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피해자를 뒤로 빼 놓고, 눈을 감겨 놓고 설렁설렁 해결한 것이 옳은가"라며 "아베 총리가 이 자리에 나오면 좋겠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강일출(89) 할머니는 자신이 당한 피해를 고통스럽게 증언한 뒤 한일이 화해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보통의) 일본 사람은 죄가 없다"며 "위안부로 갔다왔다고 하면 사람으로 보지 않는데 일본 국민들이 응원해주고 도와준 것에 너무 감사한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또 "한일 두 나라가 협조해서 잘 지냈으면 좋겠고, 이런 일이 앞으로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위안부 피해자#이옥선 할머니#강일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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