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박수윤 기자 = 대표직 사퇴 후 경남 양산에서 '칩거'해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청취한 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30분 가량 면담했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등 대북·안보문제에 대한 대응을 놓고 두 사람간 시각차가 확연히 감지돼 엇박자가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와중에서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 참석차 상경했으며, 이날 다시 양산으로 내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어제 국방위, 오늘 대통령 연설이 있어서 잠시 왔다가 다시 내려가기 전에 인사드리고 가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이 오신 이후로 당이 아주 안정되고 활력도 많이 생겼다"며 "(총선에서) 이길 것 같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두 사람의 안보관에 시각차가 있다는 지적에는 "생각이 다 같을 필요는 없죠"라고 받아넘겼다.
자신과 김 대표의 입장차가 자칫 당내 정체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읽혀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의 면담에 대해 "문 전 대표가 오늘 양산 내려가면 한동안 안 올라올 것이기 때문에 (김 대표를) 한번 뵙고 가는게 좋겠다고 연락이 와서 두 분이 면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 문 전 대표와 자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별로 연락 안한다. 내가 물어볼 것도 별로 없고, 또 그 사람 얘기 들어서 할 일도 없기 때문에…설 잘 쇠시라고 전화 한번 한 것 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선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역할을 정해서 '이렇게 역할을 해주시오' 하는 얘기는 내가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와 관련, 연일 정부와 각을 세워온 문재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대해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평을 하지 않겠는가. 논평할 만한 분들도 많이 계시고…"라면서 "저는 사양하겠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박 대통령이 국론분열을 언급한 것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잇단 비판을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국민의 단합을 호소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하실 수 있는 연설 아닌가"라며 "저는 뭐…"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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