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뇌출혈로 투병중인 공무원노조 간부를 조용히 병문안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지사는 지난달 15일 오후 5시 20분 경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 문재오 사무처장이 입원해 있는 대전의 한 병원을 찾아가 위문했다. 이 자리에는 이 지사와 수행원, 문 처장과 가족 등 5명 정도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병문안은 문 처장 가족의 입을 통해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에 전달되면서 공개됐다. 문 처장은 뇌를 크게 다쳐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와중에도 이 지사의 이름과 얼굴을 정확하게 기억했고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당시 배석자들은 전했다.
이 지사는 이날 30분 동안 병원에 머물면서 문 처장에게 "얼른 자리 털고 일어나서 복귀하고, 예전처럼 큰 목소리로 나에게 소리를 질러라"라고 주문했고, 가족에게는 "의지가 강한 사람인만큼 꼭 완쾌할 거다.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이 지사는 2010년과 2014년 치러진 33~34대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문 처장도 비슷한 시기 6~7기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 사무처장에 연달아 당선됐다. 그러면서 이들은 종합감사를 비롯해 가축질병 전염병 대응,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등 많은 지점에서 파열음을 냈다.
지난 2012년 11월에는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가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공무원을 모금에 동원하는 것은 직권 남용일 뿐만 아니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했다는 게 고발 이유였다.
이들은 소통으로 상생의 길을 찾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충북에서 살처분된 가금류가 109농가에서 180만9000마리에 달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공무원이 투입되지 않고 살처분 전문가들이 이 일을 도맡았다. 충북 공무원 노사가 정부에 건의하고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한편 문 처장은 지난해 7월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7개월째 투병 중이다. 가족들은 매월 50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 마련에 애를 태우고 있다. 변변한 실비보험이 없어 재활치료비, 간병비 등을 고스란히 가족이 떠안아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