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유치원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아이들의 재롱잔치인 이번 연주회는 콩이로선 마지막 공연이다. '음악은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이라는 말처럼 아름다운 소리와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을 보면 희망이, 행복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더니 추운 한파가 몰아치고 다시 따스한 봄날씨다. 올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다. 콩이는 하얗게 내린 눈 위에서 뛰어놀면서 겨울을 보냈다. 겨울의 추억이다. 이번 재롱잔치가 끝나면 유년기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간직한 채 유치원을 떠나야 한다.
아이들의 재롱을 보기 위해 엄마 아빠들이 입장을 서두른다. 집에서는 어리광만 부리던 아이들이다. 금방 시민문화관이 가득 메워졌다. 처음부터 열기가 대단하다. 기다리는 동안 질서를 지켜달라는 사회자의 당부가 이어진다.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통로까지 앉아 있다. 비상시 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콩이의 얼굴이 굳어 있다. 바이올린 스즈키 1권 연주할 차례, 긴장이 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제일 선배다. 보고 있는 나 역시 긴장돼 침이 마를 정도다. 하지만 그것은 괜한 걱정이다.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라도 되는 듯이 눈빛이 예리하다.
언제나 아이들 공연은 감미롭기만 하다. 꽃보다 아름답다. 계속되는 재롱들, 귀여움과 재치 있는 동작 하나하나를 보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작은 행복에 젖는다. 다음 동작을 잊고 주저앉아 어쩔 줄 모르는 아이의 실수도 재롱으로 봐준다.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콩이는 <희망의 속삭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사랑의 인사> 등에 출연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여유가 있어 보인다. 관객석이 보인 모양이다. 엄마 아빠를 보고 빙긋이 미소까지 짓는다.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살짝 선보인 <사탕요정의 꿈>,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의 향연이다. 달콤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한쪽 다리와 팔을 쭉 펴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숙인 체 발끝으로 종종걸음으로 기듯이 이동하면서 추는 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사회자의 코멘트가 일품이다. 이번 재롱잔치는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잔치인 만큼 무조건 박수를 쳐 주시고 조금 어설프더라도 "우리 아이 최고!"라는 말 잊지 말라는 당부다. 하기야 집에서는 '아기'들이다. 투정만 부리고 어리광이 가득한 아이다.
신명 나는 두드림 마당에 이어 꾸미기 체조가 이어졌다. 7세 남자아이들에게는 조금 벅찼을 수도 있지만 같이 어우러져 여러 가지 모양을 연출해가는 늠름한 모습에 박수가 쏟아졌다. 어깨 위에 올라가 탑을 만들기도 하고 손을 뒤로 젖힌 체 원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아리랑> <애국가>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공연이 끝났다. 공연을 끝낸 아이들과 조마조마하면서 이를 지켜본 엄마 아빠들도 소리 높여 <아리랑>을 불렀다.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우리 아이 최고'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