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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는 사람이나 곰이나 행복해 지는 비법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걸 말해줍니다.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중에서-
책에서는 사람이나 곰이나 행복해 지는 비법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걸 말해줍니다.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중에서- ⓒ 담앤북스

지금이야 아주 귀한 게 됐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밀농사도 얼마만큼씩은 지었습니다. 그렇게 농사 지은 토종밀로 밀가루를 만들고, 밀가루로는 국수도 해먹고 수제비도 만들어 먹었지만, 막걸리도 담그고 찐빵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지금이야 아주 당연한 것 같지만 막걸리를 쌀로 담그기 시작한 건 1977년 이후부터입니다. 그 이전에는 밀가루로 담갔습니다. 같은 밀가루로 만들지만 막걸리는 아이들이 먹을 수도 없고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먹을 맛도 아니었고, 몸이 술기운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찐빵은 다릅니다. 팥소가 듬뿍 들어간 찐빵, 단맛이 나면서도 부드러운 찐빵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먹을 것이었고 간식이었습니다.

행복해 지는 비법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글쓴이 로렌 알더퍼 / 그린이 케리 리 맥린 / 옮긴이 김선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2월 19일 / 값 12,000원>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글쓴이 로렌 알더퍼 / 그린이 케리 리 맥린 / 옮긴이 김선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2월 19일 / 값 12,000원> ⓒ 담앤북스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글쓴이 로렌 알더퍼, 그린이 케리 리 맥린, 옮긴이 김선희, 펴낸곳 담앤북스)는 불교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를 찐빵을 빗듯이 그림 이야기로 빗어낸 그림책입니다.

줄거리가 되는 내용은 선문답 책에서도 소개될 만큼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아주 쉬운 내용이지만 너무 심오한 뜻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그 뜻을 어렵게 새기는 사람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내용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호기심 많은 젊은 수행자가 법력이 널리 알려진 고승을 찾아갔습니다. 기회가 닿아 '스님께서는 지금도 수행을 하시느냐?'고 여쭸습니다. 고승은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젊은 수행자는 다시 '어떤 수행을 어떻게 하느냐'고 여쭸습니다. 고승은 '밥 먹을 땐 밥만 먹고, 잠 잘 땐 잠만 자고, 똥 쌀 때는 똥만 싼다'고 하였습니다.

별 것 아니고, 아주 당연한 일 같지만 스스로의 생활을 아주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밥 먹을 땐 밥만 먹고, 잠 잘 땐 잠만 자고, 똥 쌀 때는 똥만 싸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책에서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원숭이가 해피펜더를 만나 "넌 언제 봐도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구나" 하며 건네는 대화로 시작됩니다. 원숭이는 해피펜더에 "어떻게 그렇게 행복하고 여유로울 수 있니?" 하고 묻습니다. 해피펜더는 "난 길을 걷고, 일하고, 책을 읽어. 밥을 먹고 놀기도 하지. 그리고 잠을 잔단다"라고 대답합니다. 원숭이 역시 하는 일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순간순간은 달랐습니다.

그러자 해피펜더가 차분히 말했습니다.
"난, 걸을 땐 그냥 걸어."
"일할 땐, 일만 생각하지."
"책을 읽을 땐 그냥 책에 푹 빠져 있어."
"밥을 먹을 땐, 맛있게 먹고."
얌, 얌!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그리고 쉴 때는, 그냥 푹 쉰단다."

해피펜더가 부드럽게 이어 말했습니다.
"참된 행복이란, 바로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다가오는 법이거든.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중에서-

세 살 먹은 아이도 쉽게 새길 수 있는 행복 비결

같은 일을 하면서 해피펜더는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이는데 반해 원숭이는 그렇지 못했던 건, 해피팬더와는 달리 원숭이는 밥을 먹으면서도 놀 생각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무언가 먹을 궁리를 하느라 마음이 늘 여기서 저기로 깡충깡충 뛰어 다녔기 때문이었습니다. 

법력 높은 스님과 젊은 수행자가 주고받은 이야기로 읽을 때는 막걸리 맛이 나는 선문답만큼이나 어렵게 생각됐습니다. 하지만 그림과 곁들여 읽는 이야기, 원숭이와 해피펜더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시나브로 챙길 수 있는 행복 비결은 찐빵 크기만큼이나 푸짐하고 팥소를 머는 만큼이나 달고 맛있습니다.

남녀노소가 다 찐빵을 좋아하듯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 그림이고, 남녀노소가 다 재미있어 할 내용이어서 세 살 먹은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는 작은 비결 하나쯤은 쉽게 챙기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글쓴이 로렌 알더퍼 / 그린이 케리 리 맥린 / 옮긴이 김선희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2월 19일 / 값 12,000원>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 - 어린이 인성교육을 위한 명상 그림책

로렌 알더퍼 글, 케리 리 맥린 그림, 담앤북스(2016)


#놀 때는 그냥 신나게 놀아#김선희#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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