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나온 초등 근현대사 국정교과서인 <사회6-1>(아래 초등<역사>)이 5.18역사 '바꿔치기'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5.18민중항쟁 4대 단체 대표들은 조만간 긴급회의를 열고 '교과서 폐기운동 여부'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대규모 시위→군대 동원' 서술"...교과서 폐기운동까지 검토29일, 5.18 단체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등<역사> 교과서가 1980년 5.18의 계엄군 투입을 둘러싼 앞뒤 사실을 뒤집어 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군 투입 뒤 대규모 항의 시위'라는 인과관계를 거꾸로 적었다는 것이다.
5.18 단체들은 문제의 국정교과서가 "광주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기 때문에 군인들이 투입된 것처럼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서술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교과서는 135쪽에서 다음처럼 적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5.18 민주화 운동, 1980년).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은 군대를 동원하여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이에 대해 5.18기념재단은 기자에게 "공수부대가 양민을 총칼로 공격한 것이 원인이 되어 대규모 규탄시위로 번져나갔다는 것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번 초등 국정교과서에 대규모 시위 때문에 군이 동원된 것처럼 황당하게 서술됐다"고 밝혔다.
이 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교육부가 명명백백한 사실을 뒤집어 5.18에 대해 초등학생에게 잘못 가르치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른 시간 안에 5.18단체 대표자 회의를 열어 우리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5.18기념재단은 물론 5.18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4대 단체 대표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교과서 폐기 또는 수정 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는 오는 3월 2일쯤 해당 교과서에 대한 분석 결과와 이후 행동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5.18의 선후 관계를 바꾼 것이 아니라 5.18에 대한 개념규정을 먼저 서술한 것일 뿐"이라면서 "이 같은 사실은 첫 문장 괄호 안에 '5.18 민주화 운동'이라고 적어놓은 것으로도 뒷받침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5.18 서술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긴장한 교육부 "개념을 먼저 서술한 것, 선후 바꾼 것 아니다"한편, 초등<역사> 교과서를 만든 교육부는 5.18을 다루면서 '계엄군'이란 말은 물론 '발포'란 서술도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과서를 본 학생들은 국민을 죽게 한 장본인과 국민을 죽인 방식을 알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나온 직전 초등<역사> 교과서는 "특히 광주에서는 계엄군에 의해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이 발생했다"(115쪽)고 적었다. 그러면서 '계엄군의 발포'란 제목의 사진을 실은 뒤 "계엄군은 시위가 거세지자 시민을 향해 총을 쏘았다"(115쪽)고 국민을 죽인 방식도 명확하게 서술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