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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책상을 쳐야 할 건 이 대목이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하고,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미적거리고 있지 않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월 1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테러방지법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책상을 치면서 격노했다는 뉴스를 빗대 이렇게 표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대북 정책의 목표는 지속적인 응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돌려놓으려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오고, 협상에 응한다면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했고, 앞서 지난해 12월 말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에 합의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또 사드 한반도 배치를 주장해왔던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미중간에 북한의 4차핵실험과 장거리로켓 광명성4호 발사에 대한 유엔 제제안에 대한 본격 협상이 시작된 뒤인 25일(현지시각)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해서 반드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정 전 장관은 현재 상황을 '미국과 중국의 대타협 국면'이라고 규정했다. 미국과 북한 간에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논의 얘기가 나오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을 제기하자 케리 미 국무장관이 대북제재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를 받는가 하면, 이 과정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흐물흐물해지고,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2차 세계대전 규모가 될 것"이라며 전쟁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 등은 미중간 대타협이 없었으면 발생할 수 없는 사건들이라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사진은 2월 23일(미국 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 모습.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사진은 2월 23일(미국 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 모습. ⓒ EPA·연합뉴스

정 정관은 이어 "미국이 중국의 왕이 이니셔티브(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논의)에 어느 정도 협조하면서 현재의 경색 국면을 풀자는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지나치게 대북 강경몰이를 했기 때문에 어떻게 퇴로를 찾아야 할지 고민스러울텐데, 빨리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된 원인에 대해 "그동안 한국 외교는 대충 미국만 따라가면 해결됐기 때문에, 자기 실력을 안 키운 것"이라며 "(한국의 풍토는) 우리 독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 그럼 미국과 대결하자는 것이고, 미국을 반대하는 거니까 반미친북이라고 공격을 당하는데, 외교에서 자기중심을 잃으면 결국은 국가이익을 잃게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안, 유엔 7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조치? 별로 세지 않아"

정 전 장관은 소형무기 등 모든 무기 금수, 북한 수출입 화물 무조건 검색, 광물수출·금융·사치품 거래 봉쇄 등의 유엔 대북 제재안에 대해 정부가 "유엔 70년 역사상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센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제제 품목과 금수 대상은 많지만, 민수 또는 민생 관련 용품은 제재 대상 밖에 있고 민수용이냐 군수용이냐는 회원국 자체 판단 영역이기 때문에 빈 구멍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던 미중 외교장관 회담과 막바지 논의 중인 유엔 대북제제 안을 집중 분석한 <한통속> 96회 방송은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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