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와!!" 아이들의 탄성이 들려왔다. 내 관심도 자연스럽게 그 쪽을 향했다. 가히 아이들의 관심을 받을 만했다, 버려진 양은 냄비, 스테인리스 등으로 만든 호랑이와 오토바이 코끼리 등이 진짜와 너무나 흡사했다. 놀라웠다. 그것들이 모두 버려진 것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더욱 믿기지 않았다.
지난 2월 18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 갔다. 광명의 명품이며 자랑이기도 한 광명동굴의 관람을 마치고 그곳을 들르게 됐다. 마침 그날은 광명시와 자매 결연을 맺은 중국 랴오청시 청소년들이 문화체험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1층에서는 '용기 백배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는 오는 4월 24일까지 열린다.
'업사이클'이란 재활용에서 한 단계 진화해 버려진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광명업사이클센터는 이 업사이클을 주제로 특화해 전시와 디자인 교육 및 이벤트가 상시 열리는 복합예술공간이기도 하다.
업사이클아트센터는 쓰레기소각장 바로 옆에 있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불쾌한 냄새는 물론 지저분한 쓰레기 더미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곳이 바로 쓰레기 소각장 옆이라 것을 실감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번 용기 백배전에는 김경란, 김지원, 양영완 이성원, 고훈아, 임동욱 등 많은 작가들이 참여했다. 그곳에는 양은 냄비, 철, 스테인리스 등으로 만들어진 정인지의 호랑이, 빈 깡통으로 갈대를 표현한 작품부터 광고지로 만들어진 만화캐릭터, 뻥튀기 과자로 만들어진 여성 핸드백, 빈 패트병으로 만들어진 양영완의 PET Party, 유리병으로 만든 김지원의 집 등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요즘 흔하게 버려지는 휴대전화 케이블과 LED로 만들어진 천근성 작가의 '잉여? 잉어!'라는 작품도 관람객들의 발을 멈춰서게 했다.
나도 그런 여러 가지 작품에 놀라움과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특히 우리가 주전부리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뻥튀기로 만든 가방은 한번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멋진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보면 누구든지 버려진 물건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것같다.
작가들의 많은 고심과 노력으로 새롭게 태어난 작품에 경이로움이 일기도 했다. '용기 백배전'을 보고 그동안 내가 버렸던 쓰레기, 앞으로 내가 필요하지 않거나 못 쓰게된 물건들을 버릴 때 쉽게 버리지 못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나 이 웨딩드레스가 뽁뽁이로 만들었다니!"전시회를 보고 나오는 길. 내 눈과 발걸음을 사로잡은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웨딩드레스였다. 그런데 그것이 겨울에 단열을 위해 유리창에 많이 붙이는 '뽁뽁이'라는 게 나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