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지 않아도.
창문에 두 손을 가만히 대어보면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로도 봄을 느낀다.
바람 끝에 매달려 실려 오는
향긋한 향기로도 봄을 느낀다.
겨우내 느껴지던 서슬함은 사라지고
그 누구에도 마음을 내어줄 것만 같은
그런 따스함에 문을 열고
잠시 나를 놓아둔다
매여있는 곳인데.
매여있지 않은 마음으로
차 한 잔을 마셔본다
나만 이 봄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듯이
연세가 지긋하신 노부부가 걸어오신다.
얼떨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가끔.
그렇게 삶의 무게에 부피에 고개가 숙여지는 순간이 있듯이...
짧은 눈빛이 마주치고
노부부는
또 묵묵히 하루의 산책을 소화하신다.
앞서 걸으시는 남자와
뒷서 따르는 여자의 모습은.
과거의 불문율의 사슬같은 아릿함을 전해준다
나지막이
'손잡고 걸으시면 얼마나 더 따뜻할까?'라고 내뱉어본다
따스함에 이끌러 문을 열고 나온 것처럼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네이버 블러그와 (http://blog.naver.com/newlotus82/220656750610)
브런치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https://brunch.co.kr/@newlotus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