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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아바타 '아이엠피터가 간다'가 만난 첫 번째 소수정당 후보는 정의당 문정은 후보(광주 광산을)입니다. 문 후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선거 사무실 전화번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어물어 찾아가 보니 문정은 후보의 선거 사무실은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사무실과 같았습니다. - 기자 말


3월 11일 정의당 문정은 후보를 만나고 온 뒤인 3월 19일 토요일 문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개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소를 보니 여전히 정의당 광주광역시당이더군요.

기성 정치인은 보통 사무실이 세 개 정도 있습니다. 국회의원인 경우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선거사무소, 후원회 사무실 등입니다. 문정은 후보는 그 세 개 중 달랑 하나, 그마저도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력서에는 업무 관련 사항만 쓰자

 고용노동부가 제공하고 있는 표준이력서(입사지원서)
고용노동부가 제공하고 있는 표준이력서(입사지원서) ⓒ 고용노동부

29세의 청년 후보를 만났습니다. 당연히 청년 정책 관련 질문부터 했습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반값 등록금으로 청년 유권자가 모였는데 지금은 명확한 아젠다가 없다, 무엇을 내세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문 후보는 "스펙 없는 표준이력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표준이력서는 외모, 성별, 학력, 나이 등을 기재하지 않는 이력서입니다. 외모를 판단할 수 있는 사진이나 나이나 성별을 파악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번호 2개는 삭제가 원칙입니다.

결혼이나 임신, 출산을 비롯한 가족 정보도 제외됩니다. 학력도 직무와 연관된 교육 과정 내지는 이수과목, 경력 등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요구할 수 있고, 작성해야 합니다.

왜 문정은 후보는 표준이력서를 청년을 위한 시작으로 보고 있을까요? 2007년 참여정부 시절부터 차별을 없애기 위해 시작된 표준이력서만 도입된다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1000명 이상 규모의 기업에서 더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취업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채용박람회에서조차 표준이력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문정은 후보는 청년들의 진입부터 막는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청년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이전에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체 국회의원의 25%를 청년에게 배정하고 있는 스웨덴

 스웨덴 국회의 본회의장.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토론과 질의의 내용은 모두 의원들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그들에겐 개인비서가 없기 때문이다
스웨덴 국회의 본회의장.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토론과 질의의 내용은 모두 의원들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그들에겐 개인비서가 없기 때문이다 ⓒ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문 후보를 만나 기존 정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 노력을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물론이고 자신의 정당인 정의당까지도 비판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청년 비례대표 선발과정, 불공정하고 생색내기 청년 후보 앞세우기, 대안도 미래도 없는 일시적인 청년 모집 등의 기성 정당 시스템을 비판했습니다. 문 후보는 청년의 정치 참여를 말하면서 스웨덴 국회를 예로 들었습니다.

"얼마 전 대다수의 시민들이 정치가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나라에 대해 다룬 티비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시민의 80% 이상이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 하고 있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의 349명의 국회의원 중 절반은 남성, 절반은 여성입니다.

전체 국회의원의 25%는 35세 이하의 청년에게 배정됩니다. 이 나라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2배 더 일하고 2배 덜 누립니다. 한 나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젊은 국회의원들입니다. 일찍부터 훈련받은 각 당의 인재들은 영입되지 않고 길러집니다. 사회로부터 각 계층과 세대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것이 복지국가 스웨덴이 여전히 젊고 강한 이유입니다."

문정은 후보는 인구 비례에 맞는 연령대의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문 후보의 주장이나 스웨덴처럼 대한민국 국회를 구성하려면 300석 의석 중 60석 이상의 청년 국회의원이 나와야 합니다.

당장 대한민국 국회가 스웨덴처럼 청년에게 의석을 배정할 순 없어도 최소한 각 정당들이 20% 이상 청년을 배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합니다. 청년에게 투표를 강요하면서도 정치 참여는 배제하고 있는 나라와 정당들, 청년이 정치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고, 정의당이 제1야당이다"

 총선아바타팀이 만난 정의당 문정은 후보 (광주 광산을)
총선아바타팀이 만난 정의당 문정은 후보 (광주 광산을) ⓒ 임병도

문정은 후보를 만나러 가면서 총선아바타팀은 모두들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정의당 지지율이 강한 수도권 등에서 출마하지 굳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광주에서 출마했느냐는 점입니다.

문정은 후보는 "광주에서 만큼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고 정의당이 제1야당"이라며 "기성 정당을 비판하는 대안 정당이 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지역 기반이 없는 대안 정당은 지속성이 없다, 광주에서 지역 주민과 호흡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곳에서 기득권 정치 세력을 개혁하고 바꾸려면 대안정당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난 7.30재보궐 선거에서 정의당 문정은 후보는 1343표(3.77%)밖에 득표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문정은 후보는 선거 패배 이후 더 많이 지역주민을 만났고, 그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에 꼭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의 승리는 어렵겠지만,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한다면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선거 결과와 패배 이후의 후보들을 보면서 지역에서 꾸준하게 정치를 하는 후보는 승률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록 문정은 후보가 지금은 득표율이 미비할지라도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한다면 지역주민들이 진심을 알고 선택할 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정치인은 단순하게 현재의 선거만을 위해서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장기간의 목표를 세우고 유권자를 설득하고 그들과 함께 가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문정은 후보는 가능성이 있는 후보입니다. 다만, 문 후보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정당이 도와줄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문정은 후보를 만나고 가는 길에 아이엠피터는 문 후보에게 "2028년 22대 국회에서는 만날 수 있겠네요"라는 악담(?)을 하고 나왔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나 2016년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문정은 후보는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문정은 후보는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 임병도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문정은#정의당#광주#청년 정치#스웨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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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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