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산이나 공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바쁜 도심 속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곳이 있다. 바로 수원 광교신도시 중심부에 있는 광교역사공원이 그곳이다. 광교역사공원 한가운데 서면 현대도시와 과거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40층 이상의 신도시 아파트 빌딩숲이 올려다 보인다. 뒤로는 심온 선생과 혜령군을 모신 묘와 수원광교박물관이 있다. 공원 앞 창룡대로는 물결처럼 많은 차들이 쉴새없이 흘러간다.
광교역사공원은 시민들이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2년 광교신도시에 조성한 공원이다. 경기도 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 일대를 공원화 하고 혜령군과 부인, 그 자손들의 묘를 함께 이전해서 역사 문화 핵심지역으로 조성한 것이다. 2013년 3월에는 심온 선생 묘 옆에 수원광교박물관까지 개관해 광교역사공원은 조성 당시의 그 목적대로 시민들이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정원 같은 광교역사공원
광교역사공원은 세상을 살다 간 사람을 안장한 묘를 공원화 한 것이지만 '묘지'와 같은 느낌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아기자기한 정원에 온 느낌이 든다. 심온 선생 묘 앞에 조성된 청송못과 그 뒤에 있는 정자를 보면 사극에 나오는 현장 같다. 청송못 뒤에 있는 소나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공원 곳곳에 있는 소나무들과 전통 기와 문양의 담벼락은 역사와 전통의 멋을 더하고 있다.
정원 같은 광교역사공원에 가면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3일 오전 광교역사공원에서 어르신 몇 분이 벤치에 앉아 있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부모님은 지켜 볼 수 있었다. 뛰어놀던 아이가 엎어졌지만 이내 일어나서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녔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오늘은 어떤 일로 울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대견스러워 하기도 했다.
400년 보호수와 아파트 숲
광교역사공원 중심부에는 양팔을 양쪽으로 펼친 형상을 하고 있는 큰 나무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한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오래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수령 370년(지정일 기준)을 자랑하고 있는 느티나무다. 지정일이 1982년 기준이기 때문에 400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나무의 흉고둘레는 무려 4미터에 달한다. 400년 보호수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역사공원 어디에서도 보인다.
서울 강남 선릉과 정릉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선릉과 정릉에서 삼성동 시가지 쪽을 바라보면 과거 역사와 현대도시의 미를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은 화성 성곽이 있어 가까이서 역사를 누릴 수 있다. 광교역사공원도 중심부에 자리잡은 400년 보호수 뒤로 펼쳐진 아파트 빌딩숲을 보면 역사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대도시를 느낄 수 있다.
수원광교박물관 다양한 체험
광교역사공원 부지에는 수원광교박물관이 있다. 은은한 회색 톤의 박물관 외관은 심온 선생 묘나 혜령군 묘, 그리고 역사공원 전체와도 괴리감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광교역사공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도 사실은 수원광교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수원광교박물관에서는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과 의미 있는 전시회도 열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원광교박물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사전에 야간관람을 예약하면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광교역사공원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광교 카페 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지하보도를 통해 안전하게 공원에 올 수 있다. 심온 선생 묘와 혜령군 묘에서는 역사 배경도 배울 수 있다. 또 수원광교박물관에서는 올해 2016년 수원화성박물관의 해를 맞이해 관람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