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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라호르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파키스탄 라호르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어린이와 여성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키스탄 공원 테러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 주의 주도 라호르의 어린이 공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은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공원에서는 주말인 데다 기독교 단체의 부활절 행사가 열렸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나들이를 나온 탓에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 사건이 발생한 굴샨-에-이크발 공원은 규모가 크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와 산책로가 있어 평소에도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폭발 후 놀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공원을 빠져나가려다가 일부는 압사를 당했다. 사상자가 몰리면서 인근 병원에서는 혈액 부족 사태까지 발생했고, 펀자브 주 당국이 시민에게 헌혈을 촉구하기도 했다.

폭발로 크게 다친 두 살배기 딸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온 한 여성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공원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를 공격할 수가 있느냐"라며 "신이 테러범들을 분노로 벌할 것을 바란다"라고 오열했다고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강경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 조직은 성명을 통해 "부활절 행사를 참가한 기독교도를 공격했다"며 "우리가 라호르에 입성했다는 것을 파키스탄 정부에 알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전국 휴교령, 유엔과 교황청도 테러 규탄

자마툴아흐랄은 지난 7일에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 주의 차르사다 지역 법원 앞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17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른바 '소프트 타킷'으로 불리는 일반 시민을 겨냥한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대상이 어린이로 확대되면서 국제사회가 대대적인 규탄에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파키스탄 테러를 강력히 비난한다"라며 "잔혹한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을 신속하게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파키스탄의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최대의 안전조치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교황청은 "이번 테러는 기독교 소수자를 겨냥한 광신도적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로 130명이 사망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파키스탄과 연대해 세계 어느 곳이라도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계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의 네드 프라이스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비겁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규탄한다"라며 "테러리즘 척결을 위해 파키스탄 정부와 협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무고한 생명이 숨진 것에 비통과 슬픔을 느낀다"라고 발언했다. 나와즈 총리는 "철저한 수사로 반드시 테러 배후를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28일 전국 학교의 휴교를 결정하고 사흘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파키스탄#테러#극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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