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운노동조합(아래 인천항운노조)이 막말 파문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인천 남구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의 20대 총선 방침과 어긋나는 결정이다.
인천항운노조는 지난 28일 열린 조합운영위에서 윤 후보 지지안을 의결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최근 개최한 대의원대회에서 4.13 총선 방침을 '반노동자 정당 심판'으로 정했다. 이는 양대 노총이 반발하고 있는 '노동개혁'을 추진한 새누리당을 겨냥한 셈이다.
"인천항운노조를 위해 각별한 노력 기울여왔다"
인천항운노조는 "윤상현 후보는 의원 시절 지역구를 떠나 법 개정 등으로 인천항과 인천항운노조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항운노조는 운영위원회 의결에 따라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동하기로 했다.
인천항운노조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해우 인천항운노조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인천시당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해우 위원장은 지난 29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치적 의도는 없다,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지를 했다"며 "10년 동안 위원장을 하면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총연맹 방침과 어긋난 결정이 아니냐는 물음엔, "(인천)연맹에 충분히 설명했다, 우리는 한국노총의 지휘감독을 받지만, 독자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인천항운노조 조합원은 대략 3000명에 달하며 특히 전·현 조합원의 60%가 남구에 거주해 이번 결정이 선거 결과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출마하는 남구을은 현재 '이여이야(二與二野)' 구도다. 새누리당 김정심, 국민의당 안귀옥, 야권단일후보(더불어민주당+정의당) 김성진,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출마했다.
노동계 반발...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인천항운노조가 윤상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의결하자, 인천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 소속의 한 인천지역 단위사업장 노조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동안 한국경제는 완전히 무너졌다"라며 "국회에서 재벌과 대기업 등을 위한 정책만 편 새누리당에서 실세로 불렸던 윤상현을 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혹평했다.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 역시 "논평할 가치조차 없는 지지 선언이다"이라고 잘라말했다.
한편 윤상현 후보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죽여 버려' 등의 막말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됐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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