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2시 창덕궁에 다녀왔습니다.
창덕궁은 지금 온갖 꽃들이 만발하였고, 특히 낙선재 주변에 핀 매화 나무에서는 매화 향기가 진하게 흩 날립니다. 옛 선조들의 시 속에 매화 향기에 취한다는 글을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이 날 그 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선배와 창경궁에 가기 위해 안국역에서 내려 창덕궁으로 갔습니다. 매표소 앞에는 표를 사기 위한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하고 돈화문에 들어 섰습니다.
돈화문에 들어서는데 오른쪽 화단에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이렇게 꽃이 피는 계절에 창덕궁을 돌아 보고 싶었는데 이 날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진선문을 지나 인정전으로 갑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젊은 부부가 창덕궁 산책을 합니다. 가끔씩 한복을 입고 창덕궁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고궁과 한복이 잘 어울립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입니다. 선배와 나는 인정전 가장자리에 앉아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차를 마시고 대조전쪽으로 걸어 갑니다. 이곳에 발을 딛는 순간 눈 앞에는 진달래, 살구꽃, 매화 등이 꽃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특히 성정각 일원에는 큰 살구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 아래에는 예쁜 한복을 입은 여인들이 기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지는가 봅니다.
후원 입구로 나가 보니 여기는 완전 꽃밭입니다. 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이고 활영 완장을 찬 취재팀들도 보입니다. 고목의 매화나무는 겹매화가 피었는데 기와 담장과 어울려 정말 운치가 있습니다.
비원은 아직 앙상한 나무가 많아 다음에 가기로 하고 낙선재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낙선재로 가다가 보니 오른쪽 정원에는 분홍색 진달래가 만발하였고, 낙선재 앞에는 매화가 만발하였습니다.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느껴집니다. 바로 매화 향기입니다. 선배와 나는 '아! 매화 향기가 이렇게 진하게 느껴 지다니'라며 감탄합니다.
매화나무 아래 밴치에는 조용히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큰 카메라를 들고 꽃들을 찍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낙선재 후원으로 가 보니 여기에도 온갖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친구와 들이서 셀카를 찍고 머리를 맞대고 잘 나왔는지 확인합니다. 한 커플은 삼각대를 놓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날 창경궁은 봄꽃들이 피어 나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하였습니다. 선배와 나는 종로에서 모임을 갖고 저녁 7시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불광천변의 벚나무도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침 매직아워 때라 파란 하늘에 흰 벚꽃이 너무 잘 어울려 사진을 몇 장 찍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