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이들은 반드시 옆에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원봉사로만 장애인을 돕기는 어렵다.
대전시 월평동에 사는 김아무개씨(36세, 뇌병변 1급 장애)는 목젖에 유두종이라는 질병을 갖고 있고 어깨는 엎드려서 생활하는 탓에 관절염이 있었다. 하지만 유두종과 관절염이라는 질병도 병원에 가서 알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통증과 불편함으로 오랜 세월을 지내야 했고 병원에 가서 진찰조차 할 수 없었다. 김씨가 증상을 확인하고 병원에 가지 못한 이유는 병원까지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장애인 복지관련 부서에 이야기하면 되지 않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성인이 되다 보니 몸무게는 옆에서 성인 2명이 들기에도 무거웠다. 휠체어도 뒤로 제쳐지는 특수휠체어가 있어야 했고 휠체어에 태워 주차장까지 이동해야 하며 특수개조된 차량에 실어 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장비는 쉽게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족조차 계속 미룰 수 밖에 없었다. 119에 요청을 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을 했지만 장애인 가족들조차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장애인들의 상황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그것에 맞게 조치를 취해주지 못하는 게 현재 한국의 장애인 복지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해결해 주는 기관이 있었다. 그곳은 대전 중구 용두동에 위치한 '대전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우연히 이곳에 연락을 했더니 직접 직원이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집을 방문하여 상황을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점검했다. 그리고 필요한 특수휠체어를 수소문하여 준비하고 차량까지 원하는 날짜에 맞춰 방문해줬다.
김씨는 이비인후과와 통증의학과 두 군데 진료 예약을 하고 진료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장애인들은 외부활동이 많지 않아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 두렵고 옆에서 도와주는 것에도 몸 근육 사용이 불편하다. 그런 점을 잘 알고 대전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친절하게 모든 과정을 도와주었다.
대전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008년 11월 중증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참여하여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의 차별적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곳 직원 대부분은 장애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애인들이 단순한 서비스의 대상이 아니라 장애인 문제의 주체임을 나서서 해결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좀더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기관은 대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많이 있어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나누면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을 도움받을 수 있다.
사실 이런 점들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다.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한다고 작은 어려움도 겪지 않으면 알지 못해 도와줄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도움은 이 사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후원이 많이 필요하다. 작은 후원이 이들에게는 평생 하기 힘든 어려운 점의 해결책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이번 병원 진료로 김씨는 목젖에 있던 유두종은 제거를 하고 양쪽 어깨에는 관절염이 있어서 전동침대를 사용하라는 해결책을 가지고 왔다. 어깨 관절염은 보통 사람에게는 오지 않는 질병이다. 하지만 평생을 엎드려서 생활했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시작되었다. 침대생활을 하지 않으면 더 악화되기 때문에 침대 구입이 절실한 숙제로 남아있다.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기 때문에 전동용 환자용 침대를 구입해야 하는데 대전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서도 도움을 주고자 김씨에게 후원신청서도 써보자고 연락을 했다. 꾸준한 상담과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이 센터의 도움은 장애인들에게 큰 기쁨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