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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대 4·13 국회의원선거에서 울산의 최대 격전지는 동구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날인 지난 7일 공표된 방송사 공동 여론조사(울산mbc-ubc울산방송, 한국 갤럽조사연구소 실시, 4~6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와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1.6%p 차 박빙을 보인 것(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특히 울산 동구에는 또 다른 야권주자인 국민의당 이연희 후보(5.4%)와 민주당 유성용 후보(4.1%)가 출마해 여1 대 야3의 구도에서의 결과라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이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다.

그 위기감은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표출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노조를 향해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부 과격·강성·귀족 노조다, 매년 불법 파업을 일삼았다. 불법파업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노조가)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 등의 발언을 한 김무성 대표가 지난 11일 아침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앞 출근길에서는 "새누리당이 쉬운해고 절대 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며 돌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을 달랜 것을 보면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런 선거분위기 속에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동구지역당에 몸담고 있던 두 정치인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당내 경선 승리 후 무소속 김종훈 후보를 돕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 이수영 더민주 동구지역위원장, 그리고 이수영 후보의 사퇴에 더민주를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 야권심판을 외치고 있는 유성용 후보가 그들이다.

더민주 이수영 "야권단일화는 총선 승리 원하는 유권자들의 염원" 

 이수영 더불어민주당 울산 동구지역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일 울산 동구 무소속 김종훈 후보, 진보진영 인사들과 함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이수영 더불어민주당 울산 동구지역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일 울산 동구 무소속 김종훈 후보, 진보진영 인사들과 함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박석철

이수영 더민주 울산 동구지역위원장(아래 위원장)은 이번 선거운동기간 내내 무소속 김종훈 후보와 함께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수영 위원장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진보진영의 김종훈 후보를 지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동구 국회의원 후보로 확정된 후 새누리당의 일당독주를 막고 동구의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야권 단일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그것은 비단 저 개인의 신념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 심판, 그리고 총선승리를 염원하는 전 국민적 바람, 수많은 유권자들이 원하는 대의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 대의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김종훈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지난 3개월 예비후보기간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제게 요구한 명령이었고 저는 그 명령을 따르는 것이 바른정치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동구지역위원장은 또한 "선거운동을 통해 오로지 김종훈 후보와 함께 울산 동구의 총선 승리만을 생각하겠다"면서 "동구 야권대표주자 김종훈 후보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김종훈 후보를 통해 대의를 완성 시켜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더민주 후보를 사퇴하고 김종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내년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성용 후보 "이제 야당도 심판받아야"

 울산 동구 민주당 유성용 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정권과 야권심판을 하겟다고 했다
울산 동구 민주당 유성용 후보가 지난 11일 오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정권과 야권심판을 하겟다고 했다 ⓒ 박석철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동구지역위원장을 지낸 유성용 후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9.13%를 얻었다. 새누리당 권명호 후보가 44.94% 득표율로 당선되고 당시 통합진보당(현재 민주와노동) 김종훈 후보가 40.44%를 얻어 낙선한 것을 감안하면 동구지역 선거구도에서 그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유성용 후보는 지난 11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연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정권심판과 야권심판을 모토로 하면서도 무소속 김종훈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기자회견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화를 하지 않은 자신을 향해 진보진영의 한 인사가 '매국노, 새누리당 앞잡이' 등 파렴치범으로 모는 악의적인 내용으로 SNS를 퍼뜨렸고, 이에 그를 고발까지 했다는 것.

또한 유성용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한 이수영 동구지역위원장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유성용 후보는 "이수영씨는 더민주 당내 경선에서 이겼음에도 등록을 거부한 채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김종훈 후보 손을 들어줬다"이것이 과연 야권연대인가, 무소속이 야권인가"며 김종훈 후보와 이수영 위원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뒤늦게 출마한 이유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야당도 심판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울산 동구는 지난해 지역의 주력인 현대중공업 정규직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하청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해 이번 총선에서는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심판"과 "야권 심판"으로 입장이 각각 다른 두 사람을 향한 유권자들의 선택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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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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