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4.13 선거 날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부터 스타의 반열에 오른 설현씨가 선거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선관위의 노력이 엿보였다.
20대 초반은 오늘이 첫 선거이다. 20대가 직접 겪은 가장 큰 사건인 '4.16 세월호 사건' 2주기의 3일 전인 오늘, 첫 선거로 제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이날이 조금 더 신중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나름 힘이 있다는 정당들의 책자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세월호의 이야기는 찾을 수 없었다. 반값등록금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나의 삶만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정당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울러서 의견을 대변해 줄 정당이 필요하다. 힘이 없는 정당 한두 곳에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정당득표율이 3%가 넘어야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그들에게 설령 의석이 배분된다 하더라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자유롭지 못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정치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는 중앙선관위의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심한 통제 아래에 있다. 우리가 흔히 사진을 찍을 때 취하는 브이 포즈를 하고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릴 수 없다. 특정 번호를 지지한다고 인식돼 그 후보에 투표하도록 독려하는 의미가 되어 선거법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 인 모양이 새겨진 도장을 인증샷으로 하고 싶어도 주먹을 쥐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 같은 이유에서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공인의 SNS에는 수 만 명의 팔로워들이 있기에 일반인들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공인들에게만 그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공인의 범위가 불명확해지기 때문에 이 선거법이 모든 일반인들에게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tvN의 <문제적남자> 프로그램에 할리우드 스타 클로이모레츠가 나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스스럼없이 밝히며 당당하게 이야기한 모습이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음을 시청자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스타에게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들 또한 의견을 표현할 자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먼저라는 미국의 인식과 더불어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 있는 그녀의 모습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방송인들에게는 정치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발언이 금기시된다. 그래서 정치적인 이야기가 방송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조금은 바뀌어가야 할 문화라고 생각한다. 클로이모레츠처럼 구체적으로 모든 입장을 밝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SNS에 투표를 하라고 독려하는 사진 하나하나까지 제재를 받으며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더 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조금 더 자유롭고 즐거운 정치문화 속에서 투표를 하고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자유로운 사회가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