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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동굴에서 열리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
 광명동굴에서 열리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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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의 크로마뇽인들이 그린 동굴벽화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원시인들의 예술 감각이 현대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 원시인들은 울퉁불퉁한 동굴 벽을 캔버스로 삼아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구석기 시대의 원시인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화려한 색채까지 덧입혔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랍다.

지난 4월 16일부터 광명동굴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인 프랑스 라스코동굴 벽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정식 명칭은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아래 라스코 벽화 광명동굴전)'.

라스코 동굴벽화는 2만여 년 전에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에 살았던 크로마뇽인들이 그린 것으로 도르도뉴 지방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훌륭한 것으로 손꼽힌다. 1940년에야 발견된 라스코 동굴벽화는 5년 뒤,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광명동굴에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리고 있다.
 광명동굴에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리고 있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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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내부에는 1500여 점이 넘는 다양한 암각화가 그려져 있는데, 대부분 동물이다.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것은 100여 점이라고 한다. 황소, 들소, 산양, 사슴, 노루 등의 그림은 생동감이 넘쳐흐르고 있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초원을 달리는 말과 무리지어 강을 건너는 사슴들의 모습은 구석기 시대에 그려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동물 그림에는 지금은 멸종된 동물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동굴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동굴에 이끼와 곰팡이기 피기 시작, 벽화가 빠르게 훼손되자 프랑스 정부는 1963년, 일반 관람을 금지한다. 1983년에 라스코 동굴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복제동굴을 조성, 일반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는 선사시대의 유물인 라스코 동굴벽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순회전시를 해왔며, 아시아에서는 광명동굴에서 최초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2개의 컨테이너로 만든 동굴벽화 전시관 외부는 검은색과 흰색을 사용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이 전시관은 세계적인 건축가로 손꼽히는 장 누벨이 디자인했다. 장 누벨은 검은 색을 사랑하는 건축가로도 유명하다.

 광명동굴에서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리고 있다.
 광명동굴에서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리고 있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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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내부는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면서 동굴 벽화를 현장에서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조성되어 있다.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동굴벽화를 첨단기술을 동원한 현대적인 기법으로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벽화가 그려진 동굴을 1/10 크기의 실물로 만들어 원시인들이 어떤 형태의 동굴에 그림을 그렸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으며, 동굴벽화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작품을 전시해 라스코 동굴벽화를 직접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구석기 시대에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크로마뇽인 가족을 제작해 전시하는데,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라스코 벽화 광명동굴전은 라스코 동굴 벽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체험, 관찰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눈길을 끈다. 터치스크린은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즐기는 모습을 전시장 내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즐거워하는 전시가 되고 있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크로마뇽인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크로마뇽인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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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코 벽화 광명동굴전은 유치 단계부터 국내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기획되었고, 프랑스 측에서 광명시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면서 2015년과 2016년을 '한불 상호교류의 해'로 정해 2015년에는 프랑스에서, 2016년은 한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행사를 열어왔다. 라스코 벽화 광명동굴전은 그 가운데 하나다.

24일, 광명동굴에서 만난 양기대 광명시장은 "기초자치단체인 광명시가 라스코 동굴벽화 광명동굴전과 같은 국제전시 행사를 여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전시회 유치를 통해 광명시와 광명동굴을 프랑스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이번 전시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 전시관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 전시관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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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라스코 동굴벽화는 구석기 선사시대의 생활과 예술을 프랑스에 가지 않고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교육적인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꼭 관람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양 시장은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를 문화소외지역인 도서, 벽지 청소년들이 관람할 수 있게 '도서, 벽지 청소년 초청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초청사업을 통해 도서, 벽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올해 광명동굴을 찾는 관람객을 150만 명으로 추산, 라스코 벽화 광명동굴전은 7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명동굴#라스코#양기대#광명시#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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