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보입니다.
속성수라고 빨리 자라는 나무에 속해서 1년에 1미터씩 쑥쑥 자란다고 합니다.
풍광이 좋아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접하기도 하지요.
이곳은 달서구,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 맞은편에 위치한 메타세콰이어 숲입니다.
메타세콰이어 4열로 이루어진 숲길은 달성습지로 들어가는 초입이자 바로 옆에는 홍수 조절 인공못 대명유수지가 있지요.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처이자 산란처이기도 합니다.
비단 맹꽁이 뿐이겠습니까. 흑두루미, 재두루미와 같은 철새부터 삵, 수달,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지요.
혹시 메타세콰이어 열매를 보신 적 있으신지요?
솔방울과는 모양이 좀 다르지요? 갈라진 껍질이 꼭 입술처럼 보이지 않나요?
저는 열매에 끈을 달아 목걸이를 만들어서 하고 다닙니다.
팔찌를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다음번에 꼭 도전해보고 싶네요.
메타세콰이어는 살아있는 화석식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공룡과 함께 살았던 나무가 지금까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그리 부른답니다.
씨앗을 품은 열매를 꼭대기에 맺고 점점 더 높고 빠르게 자라서 자신을 보호하는 이른바 키다리 전략을 썼다고 하네요.
그 생명력이 경이롭습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빨리 자라고 생명력이 끈질기다 해도 인간의 욕심에 비할 바는 아닌 거 같습니다.
곧 저리로 대구 외곽을 아우르는 4차순환고속도로가 들어섭니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과 불빛, 배기가스는 달성습지의 야생동식물에게 큰 영향을 미치겠지요.
관련하여 현안 대응 활동도 하고 대안 노선에 대해서 수차례 시와 의견을 나누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지요.
언제나 사람 먹고 사는 '경제 논리' 때문에 자연 훼손을 '최소한'으로 한다는 조건이 붙지요.
물론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말입니다.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냐는 푸념만 돌림노래처럼 반복되고요.
어쨌든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니
지금 이 순간 이 모든 것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괜스레 열매 목걸이만 자꾸 매만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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