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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동인천역 인근 중앙시장에서 지름 6m 규모의 지표면이 깊이 5m 아래로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싱크홀 발생 지점 지하 30m 부근에서 인천김포고속도로(주)가 진행 중인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지하터널 공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관련 기사 : 동인천역 인근 씽크홀 사고 후 '건물 균열' 불안 가중).

인천김포고속도로(주)가 지난해 9월 지하터널 발파 공사를 시작하면서 지하 공사 구간 상부에 해당하는 동구 금창동과 송현동 일대 곳곳의 건물들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당시 발파 공사 소음으로 인한 고통과 불안감을 호소했지만, 시공사인 (주)한라는 '진동 수치가 기준치 이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공사 도중 연약지반 일부가 발파에 의한 충격으로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 발생 직후 공사를 중단한 (주)한라는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싱크홀에 시멘트 약 400톤을 투입해 그라우팅(=지반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또한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지하터널 공사를 중단하고 한국지반공학회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그리고 한국지반공학회는 지난 3일 동구 미림극장에서 '중앙시장 입구 땅 꺼짐(싱크홀) 관련 안전진단 설명회'를 열고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지반공학회는 '공사 지역에 예상치 못한 풍화대가 나타나 싱크홀이 발생한 것일 뿐, 공사를 지속하는 데 더 이상의 안전에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고속도로 측 "안전진단 하겠다" 주민들은 "신뢰하기 어렵다"

이런 발표에 대해, 주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번 안전진단이 시행사의 의뢰로 실시한 것이라, 주민 동의를 받아 투명하게 추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안전진단 실시 전에 주민들에게 단 한 차례 '안전진단을 하겠다'고 했을 뿐, 조사 계획과 범위, 기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안전진단 조사기관을 선정할 때도 주민들과 협의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추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심지어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안전문제를 제기한 지역은 조사 대상 지역으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천김포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 때 '공사 재개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날 설명회가 터널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기고 있다. 씽크홀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향후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주민설명회를 '중앙시장 입구 땅 꺼짐 관련 안전진단 설명회'라고 했지만, 이후 공사에 대한 안전문제를 설명한 순간부터 주민설명회는 공사 재개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제2순환고속도로 지하터널 공사의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국민감사청구·국정감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주민설명회로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불식하기보단 오히려 더 키웠다. 우선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주민동의를 토대로 터널공사 지역 주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안전하다고 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면 안 된다"고 한 뒤, 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인천시와 시교육청, 동구에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씽크홀#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인천김포고속도로#인천평화복지연대#(주)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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