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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
인천항 ⓒ 인천항만공사

인천경제의 ⅓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항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물동량이 크게 줄면서 선사-부두운영사(TOC)-하역사-창고업-운송사 등으로 연결된 '인천항 경제 톱니바퀴'가 어그러지고 있다.바퀴의 큰 축을 이루는 TOC와 인천항운노조 등에는 이미 잿빛 구름만 감돌고 있다.

TOC는 이미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 주도로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다. 조만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수의계약 형태로 '인천내항 TOC 통합 타당성 검토 및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할 방침이다. 현재 10개의 TOC를 2개 또는 3개로 통폐합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5개 사 정도가 찬성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신중한 입장이다.

IPA 관계자는 "물동량이 줄고 10개 사가 있다 보니 덤핑 경쟁 등의 문제로 단가가 낮아지고 물동량은 계속 줄어 IMF 외환위기 때보다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며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최적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끄떡없어 보이던 항운노조 상용화 직원들과 그 업체에도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형국이다. 한 일용직 노조원은 "월 500만 원 이상 받는 직원들이 물동량이 없어 놀고 있는데 업체에서 그걸 보고 가만 두겠느냐"며 "구조조정 수준이 아니라 아예 폐업을 생각하는 곳도 있어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1파트(8시간)당 9만2천300원을 받는 일용직 노조원들은 줄어든 '일감'에 벌써 월급봉투가 얇아지고 있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한창 일이 많았을 때는 한 달 내내 하루에 주야간 2파트 근무로 지금보다 2배 가량 돈을 벌었다"며 "요즘은 평균 한 달에 26파트밖에 못하니 경제적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걱정했다.

창고업계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무분별하게 단가를 내려 '출혈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인천물류창고업협회 한 관계자는 "빈 컨테이너도 물동량에 포함하고 있어 실제 창고로 오는 물량은 더욱 줄었다"며 "얼마 전 1개 업체가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고, 2~3개 업체도 조만간 회사를 내놓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인천항에서 수출입 등 대행업무를 하는 20~30개 포워딩 업체들도 '감원'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포워딩 업체 직원 김아무개(34)씨는 "일감이 30% 정도 줄어 10명 안팎의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포워딩 업체 대부분이 규모가 크지 않고 1인 기업도 있어 이번 경제 불황으로 줄도산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예인선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하지만 예전보다 회전 수(사별 순번제)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은 "인천항 발전을 위해서는 신항을 중심으로 미주·유럽을 오가는 배들을 유치해야 한다"며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부대시설 서비스 개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천항 전체 물동량은 올해 1월 1천427만여t(전월 대비 2% 감소), 2월 1천183만여t으로 17% 감소하다가 3월 1천431만여t으로 반등했다. 인천항은 지난해 신항 개장으로 선석 6개가 추가돼 물동량 처리 능력이 크게 개선됐으며, 향후 6개 선석이 추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호일보(www.kihoilbo.co.kr)에도 실렸습니다.



#인천항운노동조합#부두운영사#인천항만공사#해양수산청#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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