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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5/13)

동아일보 <사설/프랑스 좌파정부도 단행한 노동개혁, 巨野는 똑똑히 보라> (5/13)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프랑스의 노동법 개정안 통과를 언급하며 야당의 노동4법 통과 협조를 촉구했다. 사설은 "프랑스 집권 사회당 소속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노동법 개정안을 헌법에 규정된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10일 각료회의에서 통과시켰다"면서 해고요건 및 주 35시간 근무 완화, 연장근로수당 삭감 등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어 "올랑드 대통령이 지지층인 좌파와 노동자들이 등을 돌릴 정도로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깨지 않으면 "만성적인 실업 문제를 해결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프랑스 노동법 개정안 통과가 동아일보 사설에까지 등장한 이유는 야당에 대한 압박으로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설은 한국의 높은 실업률과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헤쳐 나갈 수단인 파견법안 등 노동개혁 4개 법안"이 야당의 비협조로 "19대 국회에서 폐기될 운명"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도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노동개혁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싶"을테지만, "우리 헌법은 전시나 천재지변 같은 때만 긴급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불평도 이어졌다. 사설은 "야당은 노조 편"을 들다가 "한국 경제의 고질병이 깊어져 결국 선진국의 문턱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태에 직면"하게 하지 말고 "노동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는 조언으로 마무리됐다.

올랑드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 과연 프랑스의 상황을 우리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을 것인가? 프랑스의 최저임금은 2013년 기준 중위소득의 63.3%에 달하지만 한국은 44%에 불과하다. 공공임대주택, 육아지원, 공공시설 등,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를 지칭하는 사회임금이 프랑스는 49.8%인데, 우리는 그 4분의 1 수준인 12.9%다. 이렇게 비교조차 불가능한 두 나라의 상황과 맥락을 무시한 채, '좌파 프랑스도 이렇게 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닌가?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5/13) 

‧ 조선일보 <불법집회 참여자에… 교육청, 우수교사賞 추천> (5/13, 14면, 박세미 기자)

교육부는 올해 스승의날 기념 장관 표창 대상자에서 지난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298명을 제외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12일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 스승의날 표창 제외> 보도를 내놓고 교육부의 독단과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그러나 13일 조선일보는 이 사안에서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 애초 "전교조 법외노조 반대 투쟁, 공무원 연금개혁 반대 투쟁 등으로 오히려 징계를 받아야 할 교사 300명을 포함시켜 추천"한 시도교육청에 있음을 지적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교사를 정부표창대상에서 제외한 교육부의 행태를 사실상 옹호한 셈이다. 무엇보다 시도교육청의 징계권 행사를 무시하는 것은 지방교육자치의 정신 자체를 거부하고 것이다.

‧ 조선일보 <만물상/주 35시간제 폐지> (5/13, 34면)

조선일보는 만물상을 통해 "노동법에 손만 대면 시위대가 거리에 넘치지만 그래도 프랑스는 경제 상황에 따라 법을 바꾼다. 손도 못 대는 우리보다는 낫다"고 푸념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보기에 프랑스가 한국보다 '나은 점'은 정말로 그것뿐이었나?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5/13) 

한겨레 좋은 일자리 평가 프로젝트 1부 <회사 다닐만 해요?>
<회사 다닐 만해요?> (5/13, 1면), <한겨레 육아휴직 43%가 남성…스트레스 강도 높은 편> (5/13, 3면), <현대차 연봉·고용 안정성 업계 최고 수준> (5/13, 4면) 임지선‧허승 기자, <기고/사회는 바뀌는데, 경영진들이 못따라가> (5/13, 4면,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4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34개국 중 두 번째로 길다. '근로 환경의 질'은 32개국 중 27위이다. 남녀 임금격차는 회원국 중 가장 크다. 소득 불평등도는 4번째로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금보다 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며 노동유연화를 극대화한 노동법 개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겨레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의 '일자리 질'을 분석하는 도전"에 나섰다. "말단부터 대리, 과장, 부장을 넘어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일하며 사는 모든 사람을 위해 '좋은 일자리' 모델을 찾는 기획"으로, "'일자리의 질'에 관한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다. 한겨레는 먼저 자사의 일자리 정보부터 공개했다. '일자리'로서의 한겨레는 과연 몇 점을 받았을까? 현대자동차가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레의 이 흥미로운 도전이 정말로 "하루하루 허덕이던 일상에서 눈을 들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는데 도움이 될지, 함께 지켜보자.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5/13) 

‧ 한겨레 <정수장학회 대화록 보도 기자 유죄> 관련 보도 <대법 "정수장학회 대화록 보도 유죄"…언론계 "알권리 위축">(5/13, 10면, 김지훈‧최원형 기자), <정수장학회 이사장, 기자와 통화하다 '비밀회동' 전화 종료버튼 안눌러 MBC지분 논의 '생중계'>((5/13, 10면, 최원형 기자), <사설/실망스러운 대법원의 '정수장학회 보도' 판결>(5/13)

대법원이 2012년 대선 당시 정수장학회의 지분매각 관련 대화를 녹음해 보도한 한겨레 최성진 기자에 대해 12일 징역 6월과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청취·녹음·보도 모두 불법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전직 이사장이었던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려는 계획을 폭로한 공익 보도였다는 점을 간과한 판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 알권리나 보도의 공익성을 깊이 헤아리려고 고심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어 한겨레는 애초에 이 사건은 "통신비밀보호법이 정보기관의 불법 도청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보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무리한 기소"였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2016 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조사 대상 199개 국가 가운데 66위인 33점을 기록해 2011년 이후 6년째 '부분적 언론 자유국'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공익'보다 관련 인사들의 '사익'을 중시"하며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데 일조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에 깊은 우려를, 한겨레의 공익보도 행보에 지지를 보낸다.

‧ 한겨레 <현대제철, 여직원 퇴출 꼼수?>(5/13, 20면, 김영환 기자)

한겨레는 현대제철이 지난 11일 "여사원 24명을 울산, 포항, 부산, 광주를 포함한 지방과 서울 등지에 위치한 7개 사업장으로 전환배치했다"며 "수십년 근무해온 여직원들을 지방으로 전격 발령낸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인 만큼 "이번 조처가 사실상 무더기 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술수"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 회사가 전환배치 전 면담 과정에서 지방 근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육아 주부들에게 희망퇴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 한겨레 <아차차, 무심코 썼는데 비하표현이었구나> (5/13, 12면, 김미영 기자)

한겨레는 창간 28돌을 맞아 인권위원회와 함께 '쓰지 말아야 할 단어와 표현' 28개를 선별했다. 장애 여부를 정상의 범주로 가름하거나 장애를 빗대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표현, 성별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성차별적 표현, 인종·성별·종교 등을 혐오하는 표현, 외국인과 이주민, 노인과 어린이, 성소수자 등을 비하하거나 부정하는 표현 등이 소개되어 있다.

‧ 한국일보 <'과기 컨트롤타워' 첫 회의부터 재탕 플랜만> (5/13, 8면, 임소형 기자)

한국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 대해 "기존 조직과 차별화한 새로운 '전략' 없이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하며 이미 시행방안까지 내놓은 R&D 혁신안을 다시 들고 나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날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해당 회의에서 나온 말을 '받아쓰는' 수준의 보도만을 내놨다. 한겨레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덧붙이는 글 | 민언련 활동가 배나은입니다.



#민언련#조선일보#동아일보#올랑드#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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