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내에 있는 옥시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마트에 가면 고객의 불편함을 듣고 민원을 접수하는 안내 데스크들이 있지요. 저는 옥시제품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불편합니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유가족이 생각나고,
평생 산소통을 달고 살아야 하는 피해자가 생각납니다.
무책임한 살인기업 옥시가 처벌받고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객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근처 롯데슈퍼에 갔습니다. 여전히 옥시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매장에 일하는 직원 분께 고객 민원을 접수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특별히 마련된 고객 민원 카드가 없다며 친절하게도 빈 영수증을 출력해주셨습니다. 거기에 짧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언론을 통해 옥시 불매 운동에 참여할 것을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형마트는 지점장에게 재량권을 주고 옥시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에 옥시제품 판매 현황을 문의한 결과, '매장에서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신규발주를 중단했을 뿐이지, 재고 판매 중단 계획은 없다. 재고는 소진될 때까지 판매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롯데마트는 '재고를 모두 소진하여도, 옥시제품을 찾는 고객이 있다면 발주하여 판매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통해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하며 진정성 있는 대처를 요구합니다.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도 있고, 자신의 커뮤니티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옥시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시민도 있습니다. 공식 카페와 SNS에 옥시 불매 인증샷을 올리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를 후원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은 없을까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형마트들에 고객 민원을 접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진 않을까요? 다만 정중하게 민원 접수 절차를 묻고 부탁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매장을 나서고 10여분이 지나자 남긴 번호로 점장이 전화를 했습니다. '여론도 좋지 않고 하니 이번 주말에 옥시제품을 정리해서 판매대를 비우겠다'고 합니다. '월요일이면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도 일하는 직원이다 보니 추후에 본사의 지시에 따라 다시 제품을 진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켜보지 않으면, 이번에 제대로 뿌리뽑지 않으면, '제2의 옥시'와 '제2의 가습기 살균제'는 되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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