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학을 나온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문제와 관련해 "이 노래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찌질한 짓거리는 그만해라"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가요도 김일성 찬양가요도 아니다. 오히려 김정은의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 인민이 따라배워야 할 정신"이라고 말했다.
주 기자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김일성대학에서 배웠다"라며 "1994년초 대학에 온 전대협 방문단 환영할 때 부르라며 정치 강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배워주었다. 그땐 제목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내가 배운 첫 한국 노래"라고 밝혔다.
그는 "1991년에 나온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에서 배경음악으로 가사를 빼고 곡만 사용됐다고 하는데, 그 영화를 두 번씩이나 보았지만 정작 대학에서 노래를 배울 때 영화에 나왔던 노래인 줄 전혀 몰랐다"라며 "영화 배경곡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일성대 학생들에게만 배워주었을 뿐 이 노래는 북한 사회에 퍼지지도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노래를 배울 땐 남조선 투쟁가요라고 알았을 뿐이다. 그런데 남조선에 와보니 이번엔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가요라고 한다"라며 "종북가요면 북한에 널리 퍼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다. 이 노래 허락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래의 님이 김일성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정작에, 세상 별 소재를 다 가져다 김일성 찬양하는 것이라고 사기로 둔갑시키고 자랑하고 선전하는 북한도 이 노래가 김일성을 흠모한다고 말하진 않는다"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을 찬양하는 노래'라는 일부 보수단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북한 출생의 주 기자는 지난 2002년 한국으로 망명해 지금까지 <동아일보>에서 북한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