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경남 거제 소재 자신의 아파트 욕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정아무개(38)씨의 유가족이 회사측과 합의하고 장례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20일 오후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유가족과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성우기업이 극적으로 최종 합의하게 되어 장례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회사측의 사과 등을 요구해 왔다. 대책위 관계자는 "유가족이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회사측이 사과하고 조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거제 백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조문을 받기로 했으며, 오는 22일 발인하기로 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정씨 사망 뒤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 조화와 영정을 놓고 농성해 왔다. 대책위는 합의에 따라 이날 오후 예정되었던 '퇴근 투쟁'을 취소하고, 농성장을 정리했으며,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로 했다.
유가족들은 "8년간 삼성중공업 성우기업에서 일했던 정아무개씨가 회사의 직책강등과 보직변경, 임금삭감 등에 심한 모멸감 등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해 왔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인 성우기업 취부반 반장이었던 정씨는 지난 10일 회사에 사표를 냈고, 다음 날 아침 아파트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정씨의 유족은 부인과 9살, 7살, 5살의 아들이 있다.
한편 정의당 노회찬 국회의원 당선인은 20일 오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 있었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