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6/3)· 동아일보 <허문명의 프리킥/박원순 시장의 두 갈래 길>(6/3, 35면, 허문명 논설위원, http://me2.do/G3br2XLW)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며 "시장 직무와 대선 행보를 둘 다 하겠다는 것은 자신을 뽑아준 서울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주는' '대선 행보'의 예시로는 5월 광주를 방문한 것과 서울시청 광장에서 5·18 36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꼽혔다. 서울 시장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호남에 대한 구애전략"이라는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를 찾고, 이를 기념하는 행보를 무조건 대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몰아붙이는 것은 악의적이다.
허 위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며 박 시장을 공격했다. "2년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촌을 허용하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나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서 있고 각 나라 외교사절들이 오가는 대한민국의 심장 같은 곳에 세워진 천막들을 매일 지나친다. 그때마다 서울을 찾은 전 세계 관광객들이 이곳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디 몸을 숨기고 싶은 심정이 되곤 한다"는 것이다. 이어 허 위원은 "광화문광장이 박 시장 개인 땅인가?"라고 질문하며 "이렇게 시민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천막촌을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탄을 쏟아냈다.
물론 세월호 천막이 지금까지 펼쳐져 있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넘도록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 자체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는커녕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외교사절들이 그걸 보고 어찌 생각할지를 떠올리며 '몸을 숨기고 싶은 심정'이 된다니. 허 위원의 얄팍한 인식 수준과 낮은 공감능력이 당혹스럽다.
허 위원은 이어 "박 시장이 시민운동을 할 때 사회공헌 업무를 하며 지원했다는 한 전직 대기업 임원의 말"이라며 "그는 명분을 앞세우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교묘히 취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주었다. 한 손엔 재벌의 약점을 노리는 칼(?)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론 지원을 받아냈던 모습을 보며 실망했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그냥 박 시장이 싫고, 그가 대선후보로 나서는 건 더 싫다는 말을 길게 풀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6/3)· 조선일보 <핫코너/돌연 생리대 공짜로 준다는 지자체들>(6/3, 12면, 성진혁·안상현 기자, http://me2.do/GwKsH3bN) 조선일보는 "전국 지자체들이 저소득층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지원 사례를 소개한 뒤 그 원인으로 "지난 23일 국내 생리대 점유율 1위 업체가 신제품 가격을 7.5%(개당 약 20원) 올린다고 발표"하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생리대가 비싸서 사서 쓰지 못했다'는 글들이 올라"온 것을 꼽았다.
이어 "이런 SNS 움직임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지자체장은 올들어 무상 교복·산후 조리비 지원·청년 배당 정책을 강행해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이재명 성남시장"이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1일 시 회의에서 '청소년 기초생활 수급자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한 뒤 "SNS에 올라온 개인적인 사례들에 지방 행정을 책임진 인물들이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포괄적인 제도와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발언은, 실제 이 교수의 발언 맥락과는 무관하게, 기사의 맥락상 지자체장들의 생리대 지원 행보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님을 꼬집는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대체 지자체장이 SNS등에 폭발적으로 제시된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오히려 여론에 귀를 기울여 문제를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에 나섰다고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선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실태 조사를 해야 포괄적인 제도나 기구도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사를 기자 두 명이 썼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6/3)‧ 한겨레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거들다 581억 손실">(6/3, 1면, 이정훈·김효진 기자, http://me2.do/58g1UgQC), <전문위 심의 안 거친 국민연금, 개정안 내놔도 '뭉그적'>(6/3, 2면, 김효진 기자, http://me2.do/GUKrAKgS)한겨레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되면서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3700억원가량의 추가 이익"을 얻었고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약 58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분석 결과를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돼 주식매수청구가격 결정 때 삼성 총수 일가의 이익이 커졌다고 판단"한 고법의 판단과 "가입자들의 이익을 위해 운용되어야 할 국민연금이 석연찮은 행보로 국민 자산에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전부 삼성SDS가 사업개편에 착수했다는 보도만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어느 쪽도 보도하지 않았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6/3)‧ 경향신문 <단독/역사부도 교과서도 깜깜이로 만드나>(6/3, 9면, 장은교 기자, http://me2.do/FTj2TjkC) 경향신문은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물론 편찬기준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올해 말 검정심사가 예정된 역사부도 교과서가 명확한 집필기준도 없이 제작되고 있"음을 단독으로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역사부도는 검정체제이지만 한국사 부문은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따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2017년부터 적용되지만, 검정 역사부도 교과서는 2018년부터" 적용되면서 "2017년에 중·고교 신입생들은 역사부도 없이 공부를 하거나 교육과정과 맞지 않는 과거 역사부도를 보다가 2학년이 되면 새 역사부도를 다시 사야 한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가라앉은 현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무리한 국정화 추진으로 인한 교과서 졸속 제작과 교육현장의 혼란 우려"의 현실 사례를 제시하며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보도다.
‧ 한겨레 <단독/'SKY는 S등급'… 사립로스쿨 출신대학 카스트제>(6/3, 1면, 진명선 기자, http://me2.do/GunWEBcs) 한겨레는 서울에 있는 한 사립 로스쿨의 '2014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전형 종합서류심사 가이드라인'의 '서류종합 평가기준을 입수해 해당 로스쿨이 "서류심사 단계에서 출신 학부를 다섯 등급으로 나눠, 최고 등급과 최하 등급 간에 무려 40%의 격차를 두는 등 사실상 '출신 대학 등급제'를 운영"했음을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등"급 간의 감점 폭이 너무 커서 법학적성시험(리트) 성적이나 전문자격증으로도 만회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며 "28살 이상부터는 나이가 많을수록 감점하는 조항"까지 있었다. 특정 집단을 우대하는 불공정 심사 관행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좋은 보도다.
‧ 한겨레 <더불어 행복한 세상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Ⅰ회사 다닐 만해요?> | <구글 · 페북은 왜 '꿈의 직장'일까>(6/3, 1면, 임지선·허승 기자, http://me2.do/FjqIRqQT), <"이 회사는 이상한 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어">(6/3, 8면, 허승 기자, http://me2.do/F2GMHGJt), <기고/성취감은 '달성감 · 자발성 · 의미' 3개의 변수로 된 방정식>(6/3, 8면, 유정식 인퓨쳐컨설팅 대표.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성취감 분야 전문가 위원, http://me2.do/xGaVu5M7), <채용 과정 까다롭지만 뽑고 나선 믿고 맡겨>(6/3, 9면, 임지선·허승 기자, http://me2.do/5KTP0edQ) 한겨레는 <더불어 행복한 세상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Ⅰ회사 다닐 만해요?> 기획의 1부 '일과 삶의 균형'에 이어 성취감을 기준으로 일자리 질을 분석하는 2부를 시작했다. "회사와 비전을 공유하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페이스북과 "직원이 각자 가치있는 일을 하며 사회를 좀 더 낫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구글은 모두 직원에게 성취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좋은 회사', '다니고 싶은 회사'로 꼽혔다.
그렇다면 성취감의 정의는 무엇일까? 유정식 인퓨쳐컨설팅 대표.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성취감 분야 전문가 위원에 따르면 성취감은 "'목적한 바를 이룰 때 느끼는 감정'"이며 '달성감'과 '자발성', '일의 의미'는 이 성취감을 구성하는 3요소다. 우리가 현재 다니는, 혹은 앞으로 다니게 될 회사는 과연 '달성감'을 주는 회사일까?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레의 이 흥미로운 기획에 주목해보자.
‧ 한겨레 <인천시장-중구청장 일가 월미도 빅딜?>(6/3, 12면, 김영환 기자, http://me2.do/5aNyXBKO) "고도제한이 완화된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유정복 인천시장 일가의 땅이 포함"됐음을 보도했던 한겨레가 이번엔 "유 시장 일가와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가족이 이 일대 땅을 주고받으며 소유권을 이전한 정황"을 파헤쳤다.
한겨레는 "특히 유 시장 일가와 김 구청장 일가가 월미도 일대 땅 매입에 나선 시점은 인천시가 월미은하레일 건설 용역 발주(2002년 8월)와 '월미도관광특구 마스터플랜'안(2005년 1월)을 발표한 전후인데다 위치도 인천시가 추진하는 월미은하레일이 지나는 주변 지역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겨레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구청장과 유 사장의 형인 ㄷ건설사 대표는 무슨 말을 했을까? 기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 한국일보 <지방재정개편, 단체장에게 듣는다 |"나는 '용인당' 당원… 시민이 우선이다">(6/3, 14면, 유명식 기자, http://me2.do/xQIqvjL6), <"지방재정 개편 반대집회 참여하면 징계" 경기도, 6개 시에 협박성 공문 논란>(6/3, 14면, 이범구 기자, http://me2.do/x4VreoZQ) 한국일보는 <지방재정개편, 단체장에게 듣는다> 기획의 두 번째 인터뷰 대상자로 정찬민(58) 경기 용인시장을 선정했다. 정 시장은 "정부 개편안은 지방의 재정력과 경쟁력을 하향 평준화할 것"이라며 정부 개편안의 문제점부터 개편안이 추진되면 실제 용인시 살림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조목조목 짚었다.
한국일보는 이날 "경기도 감사관실이 '지방재정 개편 반대집회에 참여하는 공무원은 최고 파면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수원 성남 용인 등 불교부단체 6개 시에 팩스"로 보냈음을 보도하기도 했다. "협박성 공문을 팩스로 보낸 것은 군사정부 때나 있었던 일"이라는 익명의 지자체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지방재정개편에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보도를 내고 있는 한국일보에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