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거리나 건물이 많아지면서 흡연자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어떤 후미진 골목이나 건물 같은 곳은 흡연자들 온상지가 되어 담배꽁초와 연기가 난무한다. 그런 곳엔 담배꽁초와 연기만 난무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테이크아웃한 음료 용기도 넘쳐난다.
문제는 냉음료의 경우 얼음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얼음이 녹기 전에 음료를 다 마시므로 버리고 간 용기 안에는 위 사진처럼 얼음이 녹아 내용물이 남게 된다는 사실이다.
테이크아웃 용기는 대부분 재활용품이다. 그러나 사진처럼 내용물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일일이 뚜껑을 벗겨서 내용물을 쏟아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애시당초 자기가 사용한 용기 내용물을 제거하고 일회용품을 포개어 둔다면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 않을뿐 아니라, 수거해 가시는 분들도 한결 수월할 것이다.
흡연자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는 차원에서(금지를 해도 들어와서 담배를 피워대는 바람에), 주차장 한 편에 휴지통을 놓아두었다.
함부로 버리는 담배꽁초와 재는 기본이고, 바닥에 침을 뱉어놓고, 쓰레기통에는 이렇게 테이크아웃 일회용기와 일회용 종이컵이 그득하다. 플라스틱 용기나 일회용 컵 모두 차곡차곡 포개어 두면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지저분하게 버리면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것만 문제가 아니라. 테이크아웃한 일회용품에 들어있는 내용물 때문에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는 당신, 침을 아무 곳에나 뱉는 당신은 담배를 피지 마라.이렇게 테이크아웃 용기를 버리는 당신, 테이크아웃 하지 마라.일회용 컵에 담배꽁초를 넣고 커피 남겨서 버리는 당신 커피 마시지 마라.이렇게 써놓거나 아예 그곳에서 흡연을 못하게 하고 싶지만, 세상 인심이라는 것이 너무 야박한 것 같아서 울화통을 참아가며 매일 저녁 분리수거를 한다. 남은 내용물을 버리고 포개어보면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내용물이 손에 묻고, 옷에 튀는 것도 감수해야만 한다. 도무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예민한 안테나'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을 비롯한 쓰레기를 모아 전시를 했다. 그 옆엔 '넌 테이크 아웃 하지마!'하는 푯말이 함께 있었다. 몇 년 사이에 지저분하고 치우기 껄끄러운 쓰레기가 된 테이크아웃 용기, 그것을 사용하는 당신은 품위있게 사용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