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10일 유정복 인천시장(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은 기자로부터 형 가족의 월미도 땅 특혜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표정이 굳어졌다. 형 가족의 윌미도 땅 특혜 의혹은 최근 유 시장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사안이었다. 인천시가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하는 월미도에 유 시장의 형 가족과 회사(건설사)가 6019㎡(약 1824평) 규모의 땅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던 것이다.
인천시가 계획대로 고도제한을 풀 경우 유 시장의 형 가족이 소유한 땅에는 최대 16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이로 인해 특혜 의혹이 강하게 일자 인천시는 "전임 송영길 시장이 결정한 사항"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고도제한 완화의 최종 절차인 '고도제한 결정 고시'를 유보했다.
"반기문 총장, 대권주자로 논의할 수 있어"유정복 시장은 이날 오전 지역일간지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세종포럼'(총무 김대원 <무등일보> 서울취재본부장)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형 가족의 월미도 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공직자로서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라며 "수많은 오해로 (많이) 상처받았다"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고도제한 결정 고시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절차대로 한 것이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고시를 유보했다"라며 "그렇게 고시를 유보해놨기 때문에 언제 '고시'할지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누구를 위한 공직자인지가 중요하다"라며 특혜 의혹을 둘러싼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또한 유 시장은 친박(친박근혜) 핵심답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행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반기문 총장은 제가 17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외교부장관으로 보고 그 이후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깊게 아는 바는 없다"라며 "국민이 (반 총장의 대권행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할지 알 수 없다"라고 운을 뗐다.
유 시장은 "다만 민주주의는 국민들에 의해 선택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대권주자로) 선택받는 위치에 있고, 평가받을 만한 대상이라면 정치권 안에서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사실상 반 총장을 새누리당의 대권주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어 그는 "(반 총장을 대권주자로 논의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도 했다.
"총선 결과, 국민들이 무섭게 평가한 결과"유 시장은 남경필(경기지사)·원희룡(제주지사)·박원순(서울시장)·안희정(충남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여야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 "선출직은 정치인이다"라며 "정치적인 행보나 정치적 의사표현은 다 존중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지방정부는 지방 일을 총괄하는 처지여서 다양한 경험과 지역주민 직접 관계성 등을 볼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국가지도자를 하는 데 좋은 것을 경험하는 공직 아니겠나?"라며 "저는 그동안 시민들이 필요한 곳이면 제 모든 것을 던지는 데 충실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시장은 지난 총선 패배와 관련해 "국민들의 판단과 선택이 무서울 정도의 결과를 낳았다"라며 "정치권이 조금이라도 오만하거나 정치이기주의에 젖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무섭게 판단하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총선 결과에는) 있다"라고 평가했다.
유 시장은 "늘 하는 얘기지만 정치인들이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겸허하게 정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