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알리의 유족은 10일(현지시각) 고향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비공개 장례식을 치렀다. 이어 1만 5천여 명의 인파가 참석한 공개 추도식은 ABC·NBC·CBS 등 주요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추도식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전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배우 우피 골든버그,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 등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알리는 은퇴 후 30년 넘도록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흑인 민권운동과 질병 퇴치를 위한 사회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3일 폐렴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악화되면서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알리는 어떤 역경도 자신의 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라며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그는 다양한 선택을 했고, 그 선택들이 오늘 우리가 이곳에 모이도록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큰딸의 졸업식이 겹쳐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수석 보좌관이 대독한 공개편지에서 "나도 알리 덕분에 언젠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를 얻었다"라고 전했다.
알리와의 40년 넘는 우정을 회상한 크리스털은 "그는 가장 어두운 밤에 쳤던 번개와도 같았다"라며 고인의 빠르고 거친 말투와 복싱 흉내를 내면서 추모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알리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집, 그가 복싱을 처음 배웠던 체육관, 루이빌의 '무하마드 알리 센터' 등 고인의 숨결이 담긴 곳을 향한 노제 행렬은 수만 명의 인파가 운구차를 지켜보며 장관을 이뤘다.
시민들은 운구차를 향해 꽃을 던지며 알리의 이름을 외쳤고, 주변에 있던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알리의 마지막 길을 축복했다. 한 시민은 "알리는 흑인을 넘어 모두의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알리의 관은 약 13만 명이 묻힌 루이빌의 케이브힐 공동묘지에 안치됐고, 묘비에는 소박하게 '알리'라는 이름만 새겼다. 알리는 생전 자신의 장지를 직접 골랐고,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도록 공개 추도식을 열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