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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화합과 협치였다. 20대 국회가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정의 한 축을 든든히 받쳐주실 것을 당부한다.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운영을 펼쳐나가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6월 13일 임기 중 5번째로 국회를 찾아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가 국회와 협치를 통해 소통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하고, 정쟁을 거둘 수 있는 정치문화의 변화가 절실하다"면서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히지만 연설의 상당부분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고 있었다.

조선업 역량위축 없도록 구조조정... '노동개혁' 필요

박 대통령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업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 선박(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건조역량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조선산업의 역량과 기술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선제적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으로 발생될 수 있는 대규모 실업문제, 지역경제 부진 등에 대해서는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 지원금의 요건을 완화하고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를 유예할 예정"이라면서 "나아가 실직자들이 적절한 재훈련과 전직훈련을 통해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여야간 첨예한 논쟁 끝에 통과되지 못했다. 2

0대 국회 들어서는 김성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개원 첫날인 지난 5월 30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고용보험법의 개정을 통한 실업급여의 조속한 확대가 필요하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중장년 근로자, 뿌리산업 근로자 파견근로가 허용돼야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근로자가 재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법안 개혁돼야…관련법 제개정 촉구

박근혜 대통령은 부진한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를 선진경제로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열쇠는 규제개혁"이라면서 "전국 단위에서 한꺼번에 풀기 어려운 규제는 꼭 필요한 지역에 한정해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제프리존'을 지정하여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적극 뒷받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프리존 등 새로운 규제프레임이 반영된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안'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란과 아프리카 방문성과를 거론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으로) 거대 이란 시장을 선점하고, 약 40조원에 달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란 방문을 계기로 '제 2의 중동 붐'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 방문 성과에 대해서는 "경제·안보 뿐 아니라 개발협력을 통한 신뢰 형성이 장기적인 우호관계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 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북한 비핵화에 변함없는 입장 견지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변합없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가 없고, 남북 주민 모두가 자유와 정의, 인권을 누리는 통일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북한이 변화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핵문제는 국제사회 對 북한의 구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단합된 입장하에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와 실망이 공존하는 정치권 반응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놓고 여야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국회를 존중하며, 3당 대표와의 회담 정례화를 통한 선진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국정 방향을 제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해법과 관련해서는 국회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노동자의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노동법 개정을 압박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북핵문제가 국제사회 대 북한의 구도 속에서 풀려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대한민국의 역할을 스스로 배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앞으로 3당 대표 회담 정례화 등 국회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경제·사회적 위기상황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서민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안이하며 대책은 공허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를 반복했고 잘못된 그동안의 정책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면서 "매우 궁색하고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특히 "3당 대표와의 회담 정례화 부분은 더 실망스럽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이나 사과 표명이 없었다"면서 "엄연히 원내 4당임에도 정의당을 빼는 협량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제20대 국회#노동개혁#규제프리존#이란 방문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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