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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무위도>
소설 <무위도> ⓒ 황인규

명나라 성화제 연간, 비천문은 강호 제일의 문파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비천문의 개문사조(開門師祖) 태허진인은 어느 날 문파를 해산하고는 무공의 진수를 담은 '무극진경'을 저술한다. 그는 사후 30년 동안 진경을 공개하지 말라는 유언과 함께 진경의 소재를 암시하는 유품을 사대제자(四大弟子)에게 남긴 후 소천한다.

20년 후, 서호에 은거해 있는 태허진인의 셋째 제자 습평이 살해당한다. 한 달 후 첫째 제자 모충연도 괴한의 피습을 받는다. 괴한은 모충연에게 진인의 유품을 내놓으라고 하다가 여의치 않자 일단 몸을 피한다. 모충연은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다가 제자 관조운에게 수수께끼 같은 시를 남기고 운명한다. 모충연이 사망할 즈음 조정의 최고권력 기구 동창의 비밀조직 은화사 요원들이 나타난다. 은화사는 강호의 절정고수들로 이루어진 무력조직이다. 그들은 관조운은 연행하여 스승의 유언 내용을 추궁하는데 괴한이 나타나 관조운을 구해준다.

괴한은 전문살수로서 무영객이라 칭한다. 그는 비밀에 싸인 의뢰인으로부터 거액을 제안 받고 진경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무영객은 관조운을 은화사에서 빼낸 후 그를 추적하면 진경의 단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 황궁 근위대 금의위도 은화사의 행보를 눈치 채고 나름대로 촉각을 세운다. 이리하여 관조운은 은화사, 금의위, 무영객 그리고 무림맹의 주목까지 받으며 쫓기게 된다.  

금릉 성을 가까스로 빠져나간 관조운은 소주(蘇州)에 있는 사매 혁련지를 찾아간다. 추격자들로 인해 혁련지까지 곤경에 처하게 되자 그녀는 관조운과 함께 행동하기로 한다. 혁련지가 스승의 임종 시 읊은 시(詩)를 해독한 결과 넷째 제자 담곤을 지칭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정주(鄭州) 비룡표국으로 간다. 비룡표국은 담곤이 장문인으로 있는 곳이다. 관조운과 혁련지는 박주에서 검문 중인 관병에게 쫓기게 되나 어떤 고수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비룡표국에 도착하고 보니 금의위와 은화사 요원들이 이미 잠복해 있어 관조운과 혁련지는 상단의 짐을 위장하여 잠입에 성공한다. 담곤과 만나 그동안의 경과를 이야기하자, 담사숙은 사형 모충연이 3년 전 운부산에 있는 자신의 별장 자운헌에 기거한 적이 있는데, 진경과 관련한 유품이 그곳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담곤의 회상에 의하면, 이제(二弟) 습평과 사제(四弟)인 자신은 무극진경을 저술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여하였다. 진경이 완성되자 진인은 강호의 파장을 우려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겼다. 진인 사후 습평과 담곤은 진경의 요결을 떠올리며 각자 내공을 연단하였으나, 기의 운용이 잘못 돼 습평은 광인(狂人)이 돼버리고 담곤은 무공을 잃었다. 담사숙에게도 무공을 회복하기 위해 진경을 찾는 게 절실한 입장이다. 관조운과 혁련지 그리고 담곤은 몰래 비룡표국을 빠져나와 운부산으로 향한다.

한편 무영객은 금의위 영반 조복과 내통해 관의 추격상황을 보고받는다. 관조운과 혁련지를 박주에서 구한 자가 바로 조복이었다. 무영객은 관조운 일행을 운부산중에서 습격하나 담곤의 기지로 실패한다.

은화사 지휘관 예진충도 관조운과 담곤이 운부산으로 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추격조를 구성한다. 예진충이 운부산 자운헌으로 향하려는 데 개봉으로 급히 부름을 받는다. 은화사의 실질적 수장 상대부 노순광이 직접 행차했다는 전갈이 온 것이다. 

금의위 정주지역 장반 풍천의 역시 겉으로는 은화사에 협조하지만 기회가 생길 경우 그들을 배제하고 직접 진경을 손에 넣으라는 금의위 지휘사의 지령을 받는다. 

자운헌에 도착한 관조운과 혁련지는 스승 모충연이 교묘하게 숨겨놓은 문집 사운첩을 찾아낸다. 하지만 그곳에도 수수께끼 같은 시(詩)만 잔뜩 적혀 있다. 유품의 행방을 알아내기는커녕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은화사와 금의위 그리고 무영객이 자운헌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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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변(辯)] '무위도' 다시 시작합니다

2년 전 갑작스러운 병고로 '무위도'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독자 분들께 한마디 변명조차 하지 못한 이유는 조만간 연재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먼저였고, 건강이 곧 회복될 거라는 희망이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망과 희망을 한꺼번에 뭉개버리는 사정이 생겼습니다. 돈 콜리오네의 제안처럼 거절할 수 없는 프로젝트가 눈앞에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2년 예정 프로젝트가 1년 6개월만에 끝났습니다. 일찍 끝난 프로젝트로 인한 공백이 마음 한켠에 부채감으로 남아있던 '무위도'를 마무리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중단돼서는 안 됐기에, 작품을 완성한 상태에서 연재를 시작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무위도'를 완결했습니다.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재연재를 시작합니다. 재연재를 허락해준 <오마이뉴스> 측에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PER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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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디고』, 『마지막 항해』, 『책사냥』, 『사라진 그림자』(장편소설), 르포 『신발산업의 젊은사자들』 등 출간. 2019년 해양문학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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