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새누리당이 거의 망하게 됐다. 아직 국민들 뇌리에 선연한 차떼기당, 새누리당 차떼기당 때 누가 당대표였나. 서청원 대표였다."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용태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으로 당대표 경선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에 대해 돌직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1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가장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게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라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했다. 서 의원을 앞세워 당권을 장악하려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움직임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
"총선패배 책임지고 사퇴했는데 전당대회 나오신다니..."그는 '차떼기당'만 거론한 게 아니었다. 김 의원은 "2008년도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친박연대에서 어마어마한 액수의 공천헌금을 받고서 구속됐던 분이 누구인가, 바로 서청원 대표였다"며 "이 분께서 여러 가지 정치의 역정을 많이 쌓아온 것은 알지만 이 분이 다시 2016년도 새누리당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하신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보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서 의원이) 만약 나오신다면 당당히 나오시고 국민과 당원들은 차떼기당·공천헌금의 대표에게 당의 리더십을 맡길지, 아니면 완전히 확 뜯어고칠 새로운 사람에게 맡길지 선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이 20대 총선 참패의 원인제공자라고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번에 서청원 의원을 정점으로 한 최고위원회가 총선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하지 않았나"며 "원인제공자의 핵심이 전당대회 나오신다니까 인위적으로 말릴 수 없다면 나오셔서 심판 받으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이 서청원 의원 출마 시에 자신이 맞대응 성격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는 "나 의원 빨리 출마선언 하십시오, 서 의원하고 뭐가 다르냐, 계속 간 보면서"라고 일갈했다.
그는 "서청원 의원이 나오기 때문에 자기가 나오겠다는 이런 출마의 각오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이 당을 완전히 뜯어서 정말 국민한테 새롭게 다가가도록 하겠다는 이런 각오가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선언해야지, 누가 나오면 나오고, 안 나오고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또 "이런 식으로 당대표 선거를 완전히 희화화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올바른 정치지도자의 처신인가에 대해서 깊은 의문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비박계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 예고로 '당권을 향한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해서 반드시 여론조사에서 이길 것이다, 선수가 많거나 나이가 많거나 해서 양보하라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서 누가 이 새누리당 최대의 암, 친박 패권을 척결할 것이냐를 보고 선택하리라 본다"고 답했다.
홍문종 "청와대 쪽에서 내게 최고위원 출마 권유, 서청원 출마할 듯"한편, 서청원 의원은 이르면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는 14일께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친박계도 이에 발 맞춰 후보 조정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당대표 출마 여부를 검토했던 원유철 의원도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서 의원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구하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공식 출마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말했다.
일찍이 당권 도전 의사를 굳혔던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불출마 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전날(1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쪽에서 내게 '당대표 대신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서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는 쪽으로 정리가 된 것 같다"며 "나는 이번 전대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출마하지 않기로 생각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서 전 대표와는 표밭이 겹치고,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호흡을 같이했었다"면서 "그분이 결정하고 나서 (전대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