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7/23~7/25)
‧ <조선일보> "사드 집회서 북핵 옹호 여성 통진당 출신 전문시위꾼"(7/23, 10면, 이민석 기자, http://me2.do/53OPDpkm), "북한읽기/전쟁 나면 다 죽는가? 굴복하면 다 죽는다"(7/25, 33면,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http://me2.do/GeZ23dYI)지난 17일 <조선일보>는 "성주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 '북핵 옹호' 취지 발언 동영상 논란"(7/17, 유하룡 기자,
http://me2.do/5QT2EB3Q) 보도를 통해 한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가 북핵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며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 말미 <조선일보>는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의 반응이라며 "'저희'라고 쓰는 것을 보니 패거리가 있다는 것이고, '남쪽하고 싸우는 게 아니고'라는 표현을 보면…결국 빨갱이란 소리네", "북한 대변인이네, 저 여자 성주 사람인가? 일단 아니다, '통진당' 간부가 아닐까 싶다"라는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
이 같은 <조선일보>의 보도는 이후 20일 방송된 MBC "사드 집회서 북핵 옹호 검찰 수사 착수"(5번째, 전기영 기자,
http://me2.do/xp8udouH) 보도를 통해 한층 더 '발전' 된 양상을 보인다. 당시 MBC는 <조선일보>가 '종북세력'으로 의심했던 이 여성에 대해 시민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음을 전했다. 보도 말미에는 "지난 4·13 총선 당시 민중연합당 비례대표 후보 지지 선언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적이 있으며, "2014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여성 시국선언에도 참여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종북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보도를 받아쓴 이 MBC의 보도를 <조선일보>는 23일 다시 한 번 받아썼다. <조선일보>는 23일 "사드 집회서 북핵옹호 여성 통진당 출신 전문시위꾼" 보도를 통해 "지난 15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 군민 집회 현장에서 북핵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던 여성이 통합진보당 출신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린 대규모 불법 시위 때마다 참가"했음이 드러났다며 그녀의 '과거 활동 내역'을 상세히 전달했다.
이를테면 "'북핵은요, 저희하고 남쪽하고 싸우기 위한 핵무기가 아닙니다'라고 말해 다른 참가자들의 반발을 산 이 여성"은 현재 "성주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을 거쳐 현재 녹색당원이며, '성주여성농민회' 사무국장,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는 식이다.
이어 <조선일보>는 그녀가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2006년 3월),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2006년 6월), 광우병쇠고기 수입개방 규탄 촛불집회(2008년 5월),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반대 촛불집회(2008년 8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던 각종 시위에 참여"한 바 있으며 "2014년 11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을 반대하는 성명에 참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도 염씨가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군중이 반발하자 "집회장을 급하게 빠져나갔다"는 식으로 소개했다. 해당 기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김재욱)는 염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이 보도는 해당 여성의 통진당 이력과 집회 참가 이력을 부각하는 한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20일 MBC의 보도와 완전히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달라진 것은 <조선일보>의 이번 보도가 좀 더 집요하게 '신상털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정도다.
개별 당원으로서 통진당 활동을 했다거나 집회 및 시위 등에 참석했던 것은 범죄 이력이 아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MBC와 보도를 '주고받아 가며' '국보법 위반'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식의 낙인찍기에 나서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참여자가 통합진보당 출신이었다는 점과 그간 다양한 집회 시위에 참석했다는 점을 들어 '순수한 성주 군민'이 아닌 '정치적 의도'를 지닌 '전문시위꾼'임을 강조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특히 성주 군민들의 반발을 외부 세력(통진당 출신 등으로 대표되는 종북․전문 시위꾼) 개입으로 인한 것으로 폄훼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와 함께 성주 군민들의 반발 행보를 왜곡하는 전형적 프레임이다. 사드 배치 반대론자 전반을 '종북'으로 몰아붙일 '당위성' 역시 이런 지적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조선일보>의 '종북몰이에 대한 망상과 집착'은 25일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의 "북한읽기/전쟁 나면 다 죽는가? 굴복하면 다 죽는다" 칼럼으로 보다 구체화된다. 해당 칼럼에서 홍 교수는 "종북세력의 반(反)안보 괴담과 북한 당국의 공작이 지닌 공통점은 '반미'를 선동해 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균열을 획책"하고 있다며 그 예시로 염씨의 사례를 제시한다.
"성주 시위 와중에 '북핵 옹호' 발언이 등장했고, '미군 철수'를 외치는 반미 단체, 이적 행위로 해산된 정당의 소속원, 이적 판결을 받은 종북 단체가 주민 틈에 섞여 있었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반국가·반안보 세력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대한민국이 온전하다"며 "지역 이해보다 국가 안위를 앞세워 비상사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반대 투쟁 목소리를 '종북 세력의 선동'이자 '지역 이기주의' 문제로 몰아붙이기 위해 집회 참가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집회 참가자의 '신상털기'와 '종북 타령'으로 지면을 소모하는 사이, <경향신문>은 지난 20일 이미 "단독/조선일보 외부세력 지목된 염씨 "난 성주서 15년째 살아···대부분 나를 안다"(7/20, 정용인 기자,
http://me2.do/5QT2oSN6)를 통해 왜 "정당 활동을 했다는 것이 이른바 '외부세력' 논란의 근거가 될 수 없는지" 등을 염씨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성주 군민들의 투쟁에 대해 '외부세력'을 운운하며 외부와 내부를 갈라놓은 것은 치졸하고 치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조선일보>의 지적대로 이날 야유를 받고 쫓겨난 것은 염씨가 아니라 그녀 이후에 발언한 재향군인회 회장이었다. 그는 실제 "마이크를 뺏기고 쫓겨났"다. <조선일보>와 MBC가 이 치졸한 마녀사냥에서 서로 '협조'하고 있다는 점 역시 황당하기 짝이 없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7/23~7/25) · <경향신문> "단독/현대중, 희망퇴직 거부한 3명 '저성과자'로 첫 해고"(7/25, 10면, 김지환 기자, http://me2.do/FqDmSIxD) <경향신문>은 "희망퇴직, 일부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 사무직 3명을 '업무성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해고하기로 했"음을 단독 보도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기로 한 첫 사례다.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결정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노동계는 "올해 1월 고용노동부가 시행한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이번 해고 통보가 이뤄진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현업 복귀 뒤 업무에 부적응하고 성과가 낮게 나오다 보니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지 지난해 직무역량 향상교육 대상자였기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한겨레> "사드 전자파, 국방부가 절대 말하지 않는 것들"(7/25, 9면, 김정수 선임기자, http://me2.do/xA453Fl9) 사드 배치 관련 쟁점 중 하나인 전자파에 대한 의혹 제기가 괴담, 혹은 과학적 무지에 의한 선동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 와중 <한겨레>는 "레이더 기지를 머리 위에 이고 살아야 할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에 주목하며 현재 '안정성이 입증'된 것이 아니라 '자료 부족으로 안전하다고도 안전하지 않다고도 확답할 수 없는' 문제일 뿐임을 강조했다.
특히 "국방부가 성주에 설치될 사드 레이더가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제시하는 주요 근거 두 가지는 틀리거나 사실의 절반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은 유의미하다. <한겨레>의 지적대로 "국방부가 스스로 내건 환경영향평가 약속을 어떻게 지켜낼지"에도 주목해보자.
· <한국일보> 릴레이대담 한국경제를 말한다 5 복지 |"복지는 성장·균형 범위 안에서…민간 참여도 검토해야" 김원식 "북유럽식 고부담·고복지로 가야…재원조달은 의지의 문제" 이태수>(7/25, 6·7면, 박관규 기자, http://me2.do/x0KrGX5C) 릴레이대담 '한국경제를 말한다'의 다섯 번째 주제 '복지'에서 <한국일보>는 우리나라에서의 복지개념, 복지정책의 목표, 복지 정책의 주도 주체, 복지의 질적 수준의 문제부터 기본소득 문제까지, 복지 정책 전반에 대한 각종 화두를 건국대 경제학과 김원식 교수와 꽃동네대학 사회복지학과 이태수 교수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했다.
· 한겨레 <"숫자놀이 매몰" "소상공인 외면" 회의장 박차고 나왔죠>(7/25, 13면, 정은주 기자, 오승훈 기자, http://me2.do/xE7sMx4N) 한겨레는 "비정규·청년·소상공인을 대표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일부 노동자위원 및 사용자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종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사연을 직접 전달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더 자세한 내용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