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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아래는 27일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색깔 있는 인터뷰>

-지난해 11월 14일 경찰이 쏜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해가 바뀌고, 여름이 온 지금도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백남기농민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25일 '백남기 사태와 관련해서 야당이 힘을 모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오늘 이 문제를 짚어 보고,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잠시 말씀을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마지막에 뵀던 게...
"개표 방송 때..."

-맞아요. 4·13 총선 개표 방송 때 오셨었죠? 그럼, 석 달 넘게 지난 다음에 오신 건데 어떠세요? 국회의원, 하실 만 하신가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침 6시에 국회에 가는데요."

-너무 일찍 가시는 거 아니에요?
"초선병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6시에 가서 운동하고, 사우나하고 그리고... 보통 국회가 7시나 7시 30분부터 조찬 세미나가 시작돼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거의 모든 날 여러 개 세미나가 함께 진행되죠. 제가 소속돼있는 모임에서 하는 세미나에는 정기적으로 가고, 그게 일주일 2개 정도 있고요. 나머지는 샤워하고 올라와서 보고, 여기 가서 듣고, 저기 가서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되신 다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했는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먼저, 우리 <팟짱> 식구들에게 인사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가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직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해서 아쉽긴 합니다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우리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따르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희가 진짜 4·13 개표 방송 때 모셔서 총선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지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에서 활동하고 계시죠? 여러 특위, 위원회에서 활동하시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데 어떠세요? 농민들을 대표해서 국회의원이 되셔서 국회에 들어오셨는데,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농민의 삶이 좋아지는 법안이나 정책을 준비하고 계시는가요?
"(국회에) 와서 보니까요.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요. 바쁘기도 바쁘고... 농민 단체에서 의원실에 참 많이 찾아오시고요. 구체적인 현안이나 과제를 많이 가져오시고요. 일단, 그분들의 이야기를 성실하게 듣고 '이걸 어떻게 법안화하고, 제도화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늘 고민하고요. 우선 GMO(유전자재조합식품) 관련 법안, GMO 표시를 완전 의무화하고, '최소한 학교 급식에는 표시하자'는 걸 1호 법안으로 제출했죠. 국민 건강 전체에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요.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보고요. 농업에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GMO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콩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식용유 대부분 원료가 GMO거든요.

그게 제한이 되면 당장 콩기름 같은 경우에는 국내산으로 대체될 것이고, 콩이 하나의 경제 작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더불어 쌀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봐요. 콩이 광범위하게 재배되면 자연스럽게 쌀 재배 면적이 줄어들 수 있으니까. GMO가 어떻게 보면 농업 분야에서 중요한 비관세 장벽이 될 수 있는 거죠. 국내에는 상용으로 재배하는 GMO 작물이 전혀 없거든요. 국내에는 농진청에서 일부 시험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그것도 농민들한테 상당한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유통이나 상용을 목적으로 재배하는 GMO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GMO에 대한 제한 법률을 만드는 것은 비관세 장벽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되고요. 우리 농업 환경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법안이 되겠네요. 통과될지, 안 될지를 지켜봐야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관련) 업체에서는 그걸 막으려고 생각을 많이 할 텐데 (법안이) 잘 만들어져서 말씀하셨듯이 비관세 장벽 역할을 해서 농업에, 아이들 건강에 좋았으면 합니다.
"GMO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고요. 야 3당에서 공히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GMO에 대한 국제적 인식 자체가 변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도 GMO를 금지하는 주들이 많이 생겨나고요. 연방 법원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서 상당히 과거와는 다르게, 힘있게 싸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법안도 그렇고. 지난 6월이었죠? 의원님들하고 마늘밭에 가서 마늘 재배 일을 도와주시고 오셨는데...
"저희가 의성에 마늘을 캐러 갔죠."

-저는 그게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의원들이 '민생'이란 이야기를 자주 하잖아요. 민생 이야기는 자주 하는데, TV 보면서 아쉬운 게 있었어요. 민생 탐방이라면서 맨날 시장가서 오뎅만 먹어요. 호떡 먹고... (웃음) 물론, 안 가는 것보다야 좋겠지만, 직접 일하는 현장에 가서 똑같이 일하면서 땀을 흘리면서 그분들의 고충이 무엇인지 겪어 보는 것. 우리가 역지사지라 그러잖아요? 정치의 근본은 국민을 민원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서 그 입장이 돼보는 거죠. 그게 아주 다르다고 생각해요. (국민을) 민원인으로 대하는 것하고, 그 자리에 직접 가서 당사자가 돼보려 노력하는 것. 그게 듣는 거고, 경험하는 거 아니겠어요? 평소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의원님들께 부탁한 거죠. '우리 그러지 말고, 마늘 캐러 가서 같이 땀을 흘려보자' 그랬더니 꽤 많은 분이 호응을 해주시고, 재밌었어요."

-(마늘은) 많이 캐셨나요?
"우리가 12명이 갔는데요. 처음 예약한 밭을 다 캐고, 우리가 간다니까 도에서도 공무원이 오셔서요. 우리가 계획한 밭을 캐고, 옆의 밭까지 캐고 왔습니다."

-정말 일꾼이네요. 이번에는 마늘밭에 다녀오셨고, 다른 농작물을 캘 기회는 있으신가요?
"기회 되는 대로 갈 생각이에요."

-워낙 이슈가 많아서 그런데 가을 되면 '다른 작물을 캐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겠군요.
"경상도 가봤으니 다른 곳도 가봐야죠."

-(아침) 6시에 출근하는 초선병에 걸려서 발로 뛰고 있는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님의 하루를 느낄 수 있는데요. 저희가 본격적으로 이슈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더민주 원내 지도부와 대책위 소속 의원들이 백남기농민대책위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따님들과도 말씀을 나누시는 모습이...
"다 오셨어요. 백도라지님도 오시고, 백민주화님도 오시고, 사모님도 오시고..."

-어르신 건강은 어떠신가요?
"많이 안 좋으시다고 해요. 머지않아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뀐 상황인데도 정부에서는, 경찰에서는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곧 300일이 다 되어가죠. 영상도 다 있고, 명백한 불법의 증거가 있잖아요. 시위대 맨 앞에 있었다는 이유로 물대포를 얼굴에 직사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수사도 하지 않고, 사과도 안 하고, 아무런 대책도 안 세우는 무책임함... 말이 안 되는 거죠. '청문회를 하자'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대답도 안 해요. 우상호 원내대표가 하시는 말로는 대꾸를 안 한 데요. 여러 차례 이 문제로 여야 협상을 시도했지만, 이 얘기만 나오면 대답도 안 한다는 거예요."

-왜 그런 건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요. 경찰이 잘못한 게 있으면 따져서 바로 잡고, 제2, 제3의 백남기 농민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국가가 할 일이고, 정부가 할 일인데 방기하고 있거든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진행될 수 있는 게 거의 없거든요. 그런 상태라서 많은 분이 답답하게 생각하실 텐데, 저희도 사실 굉장히 답답해요. 어떻게든 협의 테이블 내에 여당을 끌어내고, 함께 마무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사실 명백하게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 규명을 하고, 조치를 취하는 게 맞죠. 그게 법치국가 아닙니까? 이거 하나만 바라보는 게 아니잖아요. 다시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하는 것, 시위대도 안전을 보장받아야 하고, 시위대를 보호하는 사람도 안전이 보장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법적인,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하자는 건데 민주국가에서 이거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되죠."

-'(백남기 농민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정말 절망적인데요. 대책위 분들이 국회에 오셔서 어떤 걸 요구하시던가요?
"대책위 분들은 그렇잖아요. '20대 국회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놨는데 뭘 하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고, 저희들은 그 말씀을 따갑게 듣는 거고요. 대책위 분들 가시고 나서 원내대표 하고 저희들이 한참을 이야기했어요. '어떻게든 이 문제에 집중하자', '시간이 없다', '이대로 보내 드릴 수 없는 것 아니냐', '가족에도 그렇고, 무언가 위로가 될 수 있는 최소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긴 시간 했고요."

-어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나 이런 게 나온 것이 있나요?
"논의했습니다. 했고요. 하기로 했습니다."

-무언가 있군요. 전략이...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려운 전략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우상호 원내대표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우상호 원내대표께서)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저도 기대합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때 저희도 현장에서 생중계를 진행했었는데요. 저도 그 자리에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었거든요. 300일 가까이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 싫습니다. 눈에 불이 날 정도로, 실명이 될까 봐 두려워한 경험이 있는데요.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 그리고 그 가족들, 대책위 분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실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시민들이 원하는 것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진상 규명을 하고, 재발 방지를 하는 게 필요한데요. 당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경찰이 한 차례 소환 조사한 게 전부라고 알고 있는데요. 국민의당, 정의당하고는 협의가 잘 되고 있죠? 야당에서는 똘똘 뭉친 상태죠?
"야 3당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농업계, 시민사회단체, 백남기대책위와 원활하게 대화를 하고 있죠."

-국회 선진화법, 이것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이 됐는데도 무기력한 느낌이 있네요.
"무기력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회 선진화법 핑계를 대고 아무 결과를 못 내는 건 우리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거고요. 지지해주시고, 여소야대를 만들어주신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 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더 노력하고,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원님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무겁게 다가오는데요. 농업 문제뿐 아니라 농민을 대표해서, 농민인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져 있는 상황이라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김현권 의원님이) 앞장서서 해결해주실 것으로 믿고요.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전당대회도 앞두고 있어서 당 사정을 보더라도 당장 청문회 개최가 힘들 것 같아요. 새누리당도 지도부가 와해한 상태라서 논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요. 관련 법의 정비도 시급할 것 같아요. 진상 규명이라는 한 축도 있지만, 이걸 재발 방지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은 청문회를 떠나서 만들 수 있지 않나요?
"해야죠. 현재는 살수차 운영 지침에 의거하잖아요. 사람의 생명과도 연관된 일인데 이것을 지침 수준에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요. 사실 '살수차를 운영하는 것이 맞는가' 이 문제도 검토해봐야 해요. 물이라는 게 압력이 높아지면 다이아몬드도 잘라낼 수 있거든요. '물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건 안 맞는 얘기예요. 압력이 높아지면 물은 굉장한 무기예요. 유럽에서도 보면 살수차 물에 의해서 실명된 사례도 나오거든요.

'살수차가 과연 시위진압 장비로 허용돼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요. 만약에 살수차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운영 지침.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살수차가 허용되어야 하는가'는 법에 의해 규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직접 다루는 부분은 안전행정위원회거든요. 그쪽에서 법안 준비를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압 문제도 있지만, 물대포 안에 최루액을 썼거든요. 캡사이신 계열의 최루액을 써서 (물대포를) 맞으면 따갑고, 눈에서 불이 나고, 건강에 좋지 않은 그런 물질이 가득한데요. 그걸 국민에게 쏘고 있다니...
"'캡사이신을 섞어서 쏘는 것 자체, 만약에 캡사이신을 넣으면 어느 정도 농도로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 그런 것에 대한 정확한 규정들이 다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걸 확실히 법안으로 만들어서 경찰들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국민에게 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텐데요. (물대포가) 어떻게 보면 살인 무기라 볼 수 있는 면도 있어요.
"지금 현재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백남기 농민을 살해한 무기가 된 거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는 법적으로 분명히 정비해야 한다고 보고요. 만약에 (살수차를) 쓰더라도 영상으로 남기는 걸 의무화한다든지,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마구 써서는 안 되는 거죠. 살수차 자체의 문제부터 국회에서 논의하고,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20대 국회에서는 확실히 (운영 방안을) 정립해야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민의,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도 연관된 거잖아요? 그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공권력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건 헌법 정신이란 말이에요. 헌법에 보면 명백하게 집회·시위·결사의 자유가 보장돼 있잖아요. 헌법뿐 아니라 집시법에도 집회는 규제하거나 막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집회하는 사람들이 자기주장을 잘 펴고, 그 과정에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경찰이) 보호하고, 방지하는 역할이지. 막는 게 경찰의 역할이 아니에요."

-저희가 백남기 농민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헌법까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새누리당은 협상 테이블에도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반응을 안 해요. 반응을..."

-지금 열 받으셨어요. 물도 한 모금 하고 계신데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 봐야 할 것 같아요. 의원님께서 사드 배치에도 힘을 많이 기울이고 계십니다. 성주군민 상경 집회에도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주민 의원님과 의원님 딱 두 분 가셨어요. 대표로 가신 건가요?
"그렇죠. 보니까 현장파들이 있어요. 현장에 거침없이, 서슴없이 잘 가는 분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있고."

-안에서 전략을 짜고, 정책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있고?
"네. 그렇죠. 저는 현장에는 잘 가는 편이에요. 이 문제의 본질에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학습하고, 토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가는 것이 병행되면 이 과정이 압축돼요."

-언론으로도 (현장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언론은 한번 거치는 거죠. 현장의 민심은 기자님도 잘 아시겠지만, 현장에 가야 잘 알죠. (웃음)"

-현장에 가서 얘기를 해보고, 상황을 봐야 '아, 이렇구나'.
"거치는 건 앵글을 거치잖아요. 앵글의 각도가 현상을 많이 다르게 해석하잖아요. 현장에 가면 앵글의 각도를 거치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걸 다 찾아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서... 시간 나는 대로 부지런히 현장을 가는 게 좋다고 봐요."

-성주군청 촛불집회도 참여하셨더라고요?
"그렇죠. 촛불집회도 2번 갔었고요. 대책위 출범 때도 가고 성주 현장에 3번 갔죠."

-그렇게 보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제일 많이 현장을 찾은 의원님...
"성주는 저 혼자밖에 안 갔어요. 제가 대표로 가기로 했어요. 경북이잖아요. 지역구는 아니지만, 경북의 유일한 야당 의원이거든요. 여당 의원이 가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여당 의원이 낼 수 없는 목소리가 있잖아요. 저는 야당이니까 편하게 가서 그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야당의 입장을 전하기도 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당에 전달하기도 하고. '경북 유일의 야당 의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대책위에 얘기했죠."

-직접 가보니 어떤 느낌이 드시던가요?
"맨 처음에 칠곡에 (사드) 배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3000명이 하루 만에 집회하고, 삭발하고 그랬어요. 성주에 배치된다고 했을 때 하루 만에 5000명이 집회를 하고, 혈서를 썼어요. 아무리 동원을 해도 하루 만에 3000명, 5000명이 모이는 건 쉽지 않거든요. 민심이 바닥에서 끓지 않으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거예요. 저는 맨 처음부터 현장 반응을 보면서 폭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바닥 민심이 함께 하는 것이란 생각을 했고요. 지금 성주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내 집 앞에 사드가 온다니까 '엇, 뜨거워라. 이게 뭐야. 왜 오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셨을 텐데...

사드가 무엇인지, 이게 오면 한반도 안보에 유익한 것인지, 득보다 실이 많은 건지, 성주에만 안 오면 되는 건지, 성주 말고 다른 곳에 가도 괜찮은 건지... 님비 현상이니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이분들이 들으셨잖아요. 언론에서도 그런 조장을 한편으로 했었고, 그러니 고민을 할 것 아니에요? 빠른 속도로 학습하고, 변화하는 과정이라 보고요. 최근에 갔을 때 들었던 느낌은 '모범적으로 바닥에서 움직이고 있구나'. 상인들의 참여도 높고요. 가보면 냉커피를 공짜로 줘요. (웃음) 일부 계층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농민회, 한농연(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 같이 해요. 진보적인 단체와 보수적인 단체가 적극적으로 같이 해요."

-현수막도 보수 단체에서 많이 걸어 놨더라고요. '사드 배치 반대'.
"체육 단체에서도 걸어 놓고, 진보와 보수 없어요. 직업적 차이도 없고, 연령별 차이도 없고 똘똘 뭉쳐서... 아직도 '성주에 사드 온 것을 반대한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사드는 한반도 내에 어디서도 와서는 안 된다'는 분도 있는데 그 목소리를 원만하게 잘 내고 있고요. 모범적 형태라 보고요. 전체적인 흐름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평화운동으로 가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요. '이야, 이분들 굉장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이 진화의 원인은 내부에서 엄청나게 공부하게 토론하고 있구나'.

실제로 그렇다고 해요. '1318 플러스'라는 게시판 보셨죠? 1318이 하나의 단체 카톡방에 들어갈 수 있는 최대 숫자래요. 성주 주민들이 단톡방을 열어 놓고 1318명이 톡톡 거리면서 정보를 교류하고, 학습하고, 토론하는 거예요. 거기에 못 들어가고 대기하는 사람이 쫙 줄을 서 있다는 거예요. 누가 나오면 들어가려고... 대기하는 사람들도 톡방에 무언가 얘기를 전달하고 싶은데, 그걸 전달하기 위해서 공개 게시판을 열어 놓고 거기에 의견을 갖다 붙이면 톡방으로 전달되는 구조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 게시판 이름이 '1318 플러스'거든요."

-저는 어제 보고 '청소년들을 위한 게시판인가' 했었는데 잘못 알았군요.
"그 안에 젊은 학부모님들이 있어요. 젊은 학부모님들이 실제로 성주 사드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어요."

-어제 새누리당 지도부가 성주 군민을 만나러 오는 과정을 <팟짱> 현장 생중계를 했는데요. 분위기가 뜨거웠고요.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를 하더라고요.
"저는 영상으로 봤어요. <오마이뉴스>에서 보내준..."

-아, 그러셨어요? (웃음)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런 퍼포먼스가 경상북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86% 지지했던 지역에서 이뤄질 것으로 생각 못 했어요.
"어제 보면은 '우리들 마음속에 박근혜는 죽었다'. 짤막하지만, 가슴을 울리잖아요. 또 기억나는 것 있어요. '사드 안 하면 대안이 무엇이냐'고 대통령이 그러셨잖아요. '대안은 있다. 박근혜 탄핵이 대안이다'."

-그러니까요. 그 문구, 글귀 하나하나가 많은 분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어요. 성주 군민의 사드 배치 반대가 힘을 얻고요. 어제도 촛불 집회도 있었고, 오늘도 (성주시) 유림단체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거 아닙니까?
"경북 북부 지역이 다 그래요. 우리가 경북이라 하면 '새마을운동', '박정희', '박근혜' 흐름이 주류라 생각하는데요. 이건 한국 현대사 70년대 이후의 이야기고, 그전에 항일 독립운동의 성지 역할은 경북 북부 지역이거든요. 독립운동 역사가 굉장히 깊은 곳이에요. 그 독립운동을 이끌어 나갔던 층들이 당시 사림들. 서원들 많잖아요? 그 서원들에서 독립운동의 리더가 나왔어요. 서원 단위로 독립운동이 시작됐어요. 1차, 2차 의병 운동이 다 서원 단위로 시작됐거든요. 그때 보면 무슨 서원은 군자금을 1000냥 내고, 무슨 서원은 500냥 내고. 만주에 항일 무장 운동을 떠날 때도 문중이 일어나서 재산을 다 팔고 간 곳이 많아요.

우리나라가 분단을 거치면서 인적으로 많이 단절됐죠. 그 흐름은 여전히 남아 있고요. 성주가 김창숙 선생 고장이잖아요. 심산 선생의 정신이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곳인데, 그렇기 때문에 유림들도 굉장히 강하게 남아 있고요. 정신이라는 게 숨은 상태로도 이어져 오다가 때가 되면 나타나는 거잖아요? 유림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봐요."

-'독립운동하던 정신으로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 정신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맥들이 이어져 오는 곳이어서 언젠가는 그 정신이 드러날 것으로 봐요."

-경북이라고 하면 '새누리당 텃밭', '박근혜 열혈 지지자'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역사적인 면이 있었군요. 사드 배치 문제, 이걸 몇 주 동안 다루고 있는데요. 놓을 수가 없어요. 사드 문제를 얘기하지 않으면 잊혀버리거든요. 다른 언론은 이렇게 열심히 다루지 않고 있어서 '<팟짱>에서라도 열심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오시는 분마다 사드 얘기를 여쭈고 있는데요. 의원님은 사드대책위에서 활동하시면서 당의 정책이나 논의 과정을 보실 것 아닙니까? 많은 지지자가 이런 얘기를 하세요. '개개인 의원은 사드 배치 반대를 말하는데, 당론을 정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점을 비판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당론으로 정할 거예요. 이렇게 봐주시면 돼요. 당론으로 정해 나가는 과정과 절차를 거치는 중이다. 저희가 이제 당 지도 체제 개편도 하는 과정이지 않습니까? 원만하게 연결될 것으로 보고요. 사드 배치 결정 자체가 생각보다 빠르게, 중간 절차를 생략하고 이뤄지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 중에서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 확실한 인식이나 자기 소신이 정립되지 않은 분이 많았던 거예요. 더불어민주당에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있잖아요? 작은 정당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 일부 국회의원들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당론으로 정하기보다는 모두 공부하고 이 문제에 대해 정립하는 과정이거든요.

내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당 지도부의 고민인데요. 어떻게든 사드 배치 난국을 잘 헤쳐 나가는 것,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증진 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잖아요. '이걸 도달하는 과정에서 당론으로 정하고 나가는 것이 우리가 쓸 수 있는 전술적인 카드로 유리할 것이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전술,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냐'는 고민을 하신 것 같고요. 그건 당 지도부에서 판단하신 것이고, 우리도 그 고민을 일정 부분 이해를 하는 거죠. 계속 그렇게 갈 문제는 아니라 봐요. 어느 정도 다 드러나고, 분명해지면 맞서 싸울 건 싸워야 하고요. 싸우지 않으면 야당이 왜 필요합니까?" 

-제1야당에 기대하는 부분이 거기에 있는데요. 아무튼 '지금 많은 의원이 공부하고, 알아가는 중이다. 시점이 되면 당론으로 정해서 싸울 건 싸우겠다'. 국회의원들 바빠요. 사드 공부도 해야 하고, 상임위 공부도 해야 하고. 국민은 무슨 죄입니까? 사드 문제를 이렇게 잘 아는 국민이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싶어요. 미국 무기인데...
"완전히 우리 국민을 군사 전문가로 만들어 주는 정권에 대해서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이명박 정부 때는 민주주의, 인권, 표현의 자유를 열심히 파고들었고, 광우병 문제도 파고들지 않았습니까? 작년에는 메르스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이번에는 사드에 대해 공부하네요.
"그래서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이 '머리가 딸리면 손발이 바쁘다'고... (웃음)

-박근혜 정부가 우리 국민을 보건전문가, 사드전문가, 군사전문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의원님은 성주를 왔다 갔다 하시면서 성주군민들과 더민주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부지런히 갈 생각이고요. 이제 혼자 가지 않고 우리 당 의원님들 한두 분 모시고 갈 생각이고요. 제가 가면 성주군민들이 굉장히 좋아해 주세요."

-(김현권 의원은) 어떻게 보면 농촌 지역을 대표하는 분 아닙니까?
"그런 면도 있고, 그분들이 정말 힘들게 싸우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당에서 누군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실 자체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봐요. 저한테 바로 대놓고 얘기하세요. '의원님 다녀가시면 정말 힘이 된다'고. 그리고, 박수 많이 쳐주세요. (웃음)"

-거기서 재선을 준비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웃음) 보니까 (성주 군민 중에) 새누리당 탈당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내가 왜 새누리당 찍었는지 모르겠다'고도 하시고요.
"성주 새누리당 당원이 4000명 정도 된다고 해요. 현재 2000명 정도 탈당했다고 해요. 4000명 중에 움직이는 당원도 있고, 묵힌 당원도 있는데 2000명이면 엄청난 숫자예요. 거의 와해에 가까운... 성주 민심 변화는 경북 전체에 변화가 있을 것 같고요. 지난 총선 때 대구 민심도 많이 변해 있었어요. 만약에 우리 야권이 조금 더 잘 준비가 돼 있었다면... 후보나 여러 전술이 잘 준비 돼 있었다면 지난 총선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민심은 준비가 돼 있었는데, 정치권은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을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대구는 이미 많이 변해있는 상태에서 이 건을 통해 더 빠른 속도로 변할 것으로 보고요. 지난 총선에서 사실 경북은 별로 변화의 조짐이 없었어요. 경북은 워낙 흩어져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인구 고령화가 심한 원인도 있고요. 여론에 민감하게 움직이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요. 이번에 성주 일이 경북의 민심 변화에 하나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경북의 인구 구성이나 성주의 인구 구성이나 차이가 없고, 그분들이 삶의 형태도 별다른 차이가 없거든요. 농사짓고, 고령화돼있고 그런 상태인데요. 한쪽에서 이런 변화가 있으면 주변에 확산될 여지가 높죠."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이 문제가 경북 민심을 변화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그럼, 더민주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북 민심에 파고드는 전략도 필요할 것 같아요.
"그렇죠. 기획하는 게요. 시골에는 워낙 흩어져 있어서 일이 잘 안 되잖아요. 대구 같은 곳에 젊은 초선 의원들, 인기 있는 초선 의원들이 자주 내려가서 간담회나 토크쇼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해보자. 그래서 자주 만나자는 생각하고요. 대구하고 포항이나 경북 북부 지역에 포인트를 잡아서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는 것. 제1야당, 수권정당이면 적극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거 앞두고 표 달라고 하면 효과도 없을 것이고, 우리가 늘 관심이 있고, 늘 열심히 듣고 있다는 걸 보여 드려야죠."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요. 이번에 대구에서 변화가 있었듯이... 호남 지역도 그렇고 어디를 가나 '우리가 뽑아준 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듣지도 않고, 잘 내려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정치는 일단 들어야 해요. 자세를 낮추고... 정치인이 '당장 뭘 해결하겠다', 얼마나 해결할 수 있겠어요? 혼자 하는 일도 아닌데... 세상 질서라는 게 어느 한 사람이 마음을 먹었다고 기존 질서가 확 바뀐다는 건 기대할 수 없잖아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듣는 것,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픈 현장에 늘 있는 것. 무언가 얘기하면 바쁘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집회 이런 곳에 가면 앞부분, 인사말만 하고 가요.
"황교안 총리하고 성주 갔다가 욕 실컷 먹은 이유가 성주군민은 할 얘기가 쌓여 있는데, 자기 할 말만 하는 거 아니에요? 거기에 열 받으신 거죠. 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쌓여 있는 울분을 들어 드리도록... 행사장을 많이 쫓아다니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저는 그런 자세를 유지하려고 해요. 일단, 가면 끝까지 있는..."

-이번 성주군민 상경 집회에도 끝까지 남아 계신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사드 문제, 내년 대선까지 이슈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박근혜 정부 같은 경우에는 지금부터 나오지 않습니까? '사드 괴담', '외부 세력' 더 나아가서는 '반미, 종북 프레임'도 쓸 텐데... 그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 김종인 대표가 '당론을 정하지 않고 가자'고 하는데요. 공세는 계속될 것 같거든요. 이 프레임을 깨지 않는 이상 대선은 어렵지 않나 싶어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요. 안보에 대해 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방법일까? 국민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다수일까? 이제 야당은 안보 문제에 대해서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안보 문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후퇴 당하는 상황이 있었잖아요."

-전가의 보도처럼 보수 쪽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을 만들어 간 요소가 안보 아니었습니까?
"민주 정권 10년 동안 햇볕정책을 했었고, 상당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잊기 쉬운데 금강산 갔잖아요? 개성공단 열어서 운영했고, 1공단을 2, 3공단으로까지 늘릴 계획이 있었고. 이렇게 지내면 남북 관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었고요. 머지않아 시베리아를 경유하는 대륙형 철도를 연결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배낭 하나 메고 여름방학이면 대륙 배낭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2005년 9·19 선언에 의하면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했었단 말이에요.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서로 약속했었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그렇게 가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민주 정부가 있던 10년 동안 부족한 점도 있었고요. 한편으로는 햇볕정책에 대한 피로감도 있었고요. 보수 언론에서 '북한 퍼주기'니 떠들었잖아요. 큰 각도에서 보면 우리가 옳았던 거거든요. TV 틀어 보세요. 맨날 미사일이 왔다 갔다 하고, '언제 북한 핵이 날아올까' 그런 위험 속에서 살아야 합니까. 우리 후손한테 그런 대한민국을 물려주면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명백하게 가야 할 한반도 비핵화, 평화 체제 구축을 목표로 삼고 그 과정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 안보관은 보다 적극적이어야 하는 거죠.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도하고, 6자회담을 진행시키고, 한반도 주변 관계국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노력을 전면화시켜야 하고요. 그걸로 국민을 설득해야죠. 이렇게 묻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을 철도에 태워서 유럽으로 여행을 다니고, 꿈을 가지고, 창의성을 가지면... 우리 젊은 애들 얼마나 똑똑하고, 착하고, 성실해요. 그렇게 미래를 열어줄 것이냐. 아니면 섬나라로 살면서 탈출구가 있겠어요? 어디에서 경쟁력을 만들고, 성장 잠재력을 만들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하고, 반대로 가지 말고 우리가 가야 할 세상이 어떤 건지 말해야죠."

-그게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질문을 던졌던 '사드 말고 대안을 제시해달라'의 답이 되겠네요.
"평화 체제 구축이 답이죠. 이건 힘든 과정이에요. 사드 배치는 간단하고 쉽죠. 우리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 이해와 갈등을 조정해서 나가는 건 정치로서는 힘든 과정이죠. 근데, 그 힘든 과정을 수행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지도자와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죠. 그걸 피하면 정치하지 말고 내려와야죠."

-열변을 토하셨는데요. '사드 문제, 평화에 답이 있고, 평화가 국민의 밥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통일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이 드는데요.
"통일로 가는 길이 평화예요. 평화를 손에 쥐지 않고 통일로 갈 수 없어요. 평화를 놓고 간다는 건 무력에 의한 건데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계속했잖아요? 대북 제재의 궁극적인 목표도 북한 붕괴가 아니라 상대가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고 봐요. 외교는 일방적인 승리는 있을 수 없잖아요? 공존 아닙니까? 자국 이익 실현이긴 하지만, 결과는 공존이어야 외교가 되는 거지. 한쪽 궤멸은 외교로서 가능한 일이 아니거든요. 그러려면 남북한은 대화해야 해요. 우리가 대화, 제재, 압박은 전술로써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봐요. 그 목적은 대화 테이블로 부르기 위한 것이고, (평화가) 결국은 대화를 통해서, 상호 간 합의에 의해 이행되는 것이지. 일방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게 외교죠. 어떻게 보면 지루하고,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게 풀어야 평화로 갈 수 있다.
"외교라는 건 어렵고, 지난한 과정에 있는 거죠."

-지금 보니까 중국에서는 강하게 (사드 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요. 지난번 긴급현안질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나 각료들이 나와서 '중국 보복 움직임이 없다', '우리가 안보를 위해 하는 것인데 문제가 있겠냐'고 반복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서 보니까 큰일 났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오늘 끝나나요? 아세안 회의? 아세안 회의에서 중국 입장은 명백했잖아요. 왕이 외교부장이 '사드 반대한다'면서 한국 측에 눈에 띄는 조처를 요구했고, 외교적으로 무례한 행위라 할 수 있는... 상대국을 앞에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는 일까지 있었단 말이에요. 중국은 어쨌든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아요. 그 메시지는 '사드 안 된다'거든요.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현 정부 입장에서 사드 배치를 하려면 세 가지를 설득해야 하잖아요. 하나는 성주군민, 두 번째는 대한민국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건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 것과 똑같잖아요. 또 하나는 중국을 설득해야하는데 이 세 가지 설득을 못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중국은 설득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중국이 얼마 전에 이런 표현을 썼어요.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독립국가로서의 지위에 손상을 입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런 표현은 외교적으로 쓰면 안 되는 거죠. 외교적 수사의 범위를 뛰어넘는 도발적 표현이고요. 한국 정부가 항의도 못 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입장을 어떻게든 한국이 전달하려는 행위라고 봐요. 최근 대구시에서 치맥 페스티벌을 하는데 중국 칭다오에서 안 온다는 거 아니에요? 일방적으로 못 간다고 통보하고... 이유도 별로 없어요. '시기가 부적절해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칭다오 방문 예정이 있었는데 그것도 오지 말라고 한 거 아니에요? 그것도 '시기가 부적절해서'. 중국은 얼마든지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있고, 앞으로 전면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는 우리 이해에 충실하게 외교를 하는 거잖아요. 외교가 가능하게 하려면 상대편 입장에서, 상대편 이익에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 바꿔서 생각해봐야 하거든요. 현재 중국의 이런 모습들이 중국 자국 이익에 매우 충실해지려는 과정이라 봐요. 사드라는 건 MD가 아니라 하면 아닌 게 됩니까? 아니거든요. 명백한 MD 체제 편입이고요. 엑스밴더레이더를 설치한다는 건 중국 상당 부분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정보를 읽어 낸다는 것 아니에요? 제가 그래도 대학에서 물리학, 천문학을 공부했고... 레이더나 전자기기, 탄도 미사일 궤적이 어떻다는 기본은 제가 알거든요.

일방적으로 '아니다'라고 한다고 아닌 게 안돼요. 중국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잖아요. '전략적 균형이 명백하게 변한 것이다'. 서로 핵무기에 의한 전략적 균형을 갖추고 있는 건데, 이것이 훨씬 높은 수준에서 방어막을 구축하는 건 전략적 균형을 변화시키는 것과 같다는 거거든요.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한 군사적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고 봐요."

-참, 중국과의 문제에서 우리 경제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마늘 파동도 생각나고,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데 우리 정부에서는 '별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요. 어느 정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중국을 설득시키고,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봐요. 정부,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이 계속해오신 경로를 보면 손바닥 뒤집는 게 어려울 것으로 봐요. 현실적인 방법은 이 문제를 국회로 가지고 오는 거예요. 국회로 가지고 와서 재검토하는 것이고, 그러면서 시간을 확보하고 그러면 머지않은 시기에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대선을 치러야 하잖아요. 현실적인 방법은 (사드배치를) 지연시키고, 늦추는 것이다. 시간을 확보해서 국민 여론도 큰 줄기를 잡아가고, 우리가 어떻게 안보와 경제, 정치, 외교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고, 이 합의라는 건 분명하게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비핵화. 장기적으로 어떻게 나가야 한국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국가가 될 수 있을지를 보고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 과정들이 진행되면 사드 문제에 대한 답도 나오고, 권력도 변화하면 답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군사적, 안보적으로 위기는 맞아요. 조금 더 통 크게 위기를 기회로. 남북한 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해내서 비핵화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적으로, 강도 있게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이 과정에서 미국이 참여하도록 해야 해요. 오늘 인터뷰 보니까 북한의 이영호 외교부장이 그랬잖아요. '5차 핵실험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미국에게 달려있다'. 외교적으로 보면 북한의 목적은 분명해요.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 북미회담을 해서 '전쟁을 하지 말자'고 전쟁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북한의 일관된 요구 사항인 건 분명하잖아요. 외교는 그렇잖아요. 상대편 요구도 들어주고, 우리 요구도 관철시켜서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평화롭고, 안전하고, 우리 청년들이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어가야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북한 미사일 위협을 말하면서...
"왜 막을 생각을 해. 없앨 생각을 해야지."

-당장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 한반도가, 우리 민족이 국멸로 가는 길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이런 문제를 야당에서 좀 더 세밀하게, 전략적으로 고민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답을 내놓으라' 했으니 답을 내놓고, 그걸로 국민을 설득해나가고, 그걸 원동력으로 삼아서 종북 프레임, 반미 프레임을 깨워서 내년 대선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차곡차곡 만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대화해야 해요."

-그렇습니다. 저희가 오늘 김현권 의원님 모시고 여러 말씀 나눠 봤는데요. 백남기 농민 문제, 사드 문제. 초선 의원이고, 어떻게 보면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농민의 대표로서, 초선병에 걸려서 열심히 일하는 20대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국민의 생각, 주장, 요구를 많이 반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시기 전에 간단하게 인사 말씀해주고 가시죠.
"많이 더운데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정치라는 게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드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우리 국민이 걱정 없이 대한민국을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말씀 나눠 봤습니다.

<끝>



#김현권#박정호#장윤선#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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