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31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야권공조 강화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과 더민주, 정의당 등에 경찰 물대포에 쓰러져 의식이 없는 백남기 농민 방문과 검찰개혁특위 구성, 원내대표 회동 등을 제안했다. 이를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야3당 공조로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좋은 제안을 했다"라며,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캐치프레이즈 '스트롱 투게더(Strong Together)'를 인용해 "우리 국회에서도 야권이 함께 할 때 더 강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백남기 농민 청문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등에 야권 공조를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와 1일 오전 11시 여야 3당 수석부대표가 회동해서 8월 임시국회, 세월호 특별법 연장, 추가경정예산 등 현안에 대해서 합의를 해나간 뒤 야당 세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오늘 우 원내대표와 합의한 내용들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20대 국회 초반 '협치'가 강조되면서 다소 소극적이었던 정부를 향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와 관련해서도 "더민주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특히 4명의 당권후보가 의사 표시를 했다. 전당대회 후에 당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민주 당대표 경선에는 추미애, 이종걸, 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후보로 나섰고, 8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된다.
그는 이어 "오는 3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3자 회동 및 백남기 농민의 병문안 겸, 위로 격려차 함께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여의치 않을 경우 야3당 원내대표가 합동으로 백남기 농민을 방문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관련 각종 의혹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 민정수석의 사퇴, 검찰개혁에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으면 국회가 움직이고, 그래도 움직이지 않을 때는 묵과할 수 없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영장이 연이어 기각되면서 검찰을 향해 반격의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1일 비대위원회의에서 공직자비리수사처TF(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TF로 확대 개편하고 지난 18대 사법개혁특위에서 활동했던 김동철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이라며 "이에 여야3당에 검찰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새누리당이 거부하면 야3당만으로라도 검찰개혁특위를 구성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우병우 수석이 휴가 중 청와대에서 검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보이콧하지 않겠지만,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경찰청장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