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의 직장 폐쇄에 대해 시민·인권단체가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하고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우려했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인 '부뜰'은 8일 갑을오토텍 정문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 측을 향해 "노동조합 파괴행위를 중단하고 성실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노동부에 대해 "사측의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알고 있으면서도 사업주의 직장폐쇄를 받아줬다"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지난 2014년 작성한 'Q-P 전략 시나리오'를 보면 '(조합원이) 경영 위기 상황임을 직접 인식하게 해 위기감 조성, 조합의 이익과 조합원의 이익을 분리해 조합·조합원 간의 분리'라고 돼 있다. 또 '경비 업무 외주화'와 관련 '파업 유발의 수단'이라고 썼다.
'제2노조(기업노조)를 설립해 제1노조를 약화시킨다'는 일명 노조파괴 시나리오였다.
이와 관련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은 지난해 11월, 갑을오토텍 전 대표이사 등 4명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법원은 사업주를 법정 구속했다. 검찰은 박 전 대표이사가 '노조파괴 브로커'로 불리는 김아무개씨에게 '경찰, 특전사 출신을 신입사원으로 뽑아서 회사에 입사시킨 후 별도의 노조를 설립해 제1노조(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
실제 사측이 모집한 신입사원 60명 중에는 경찰·특전사 출신 팀장급 19명이 포함돼 있었다. 또 신입사원에게 제1노조를 탈퇴하고 제2노조 가입원서를 종용했고, 사측에 우호적인 사원들에겐 제2노조 활동비 명목으로 별도 비용을 지원했다.
'인권교육모임 '부뜰'은 사측이 노조 파괴 목적으로 직장 폐쇄를 단행했는데도 노동부가 이를 용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에 대해서도 "지난해 폭력을 일으켰던 용역 투입을 허락했고, 집회장에서 노동자와 가족들의 만남마저 가로막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경찰은 최근 집회장에서는 경찰 차량으로 차벽을 설치해 집회 노동자와 시민들을 분리하려고 한 바 있다.
이들은 거듭 노동부와 경찰에 대해 "노조를 파괴하려는 사측의 행태는 불법"이라면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경찰에 대해서는 "공권력은 시민 인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라면서 "공권력을 투입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부뜰'은 "인권 교육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 소통하겠지만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인권 실천이 현장에서 단호히 맞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는 사측이 지난 7월 26일 '합법적 쟁의 행위'를 이유로 직장 폐쇄 조처를 내리자 '불법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면서 1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28일째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전면파업을 벌여 180여 개 협력업체가 도산위기에 내몰렸다면서 조합원들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