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나를 바꾸고, 나는 다시 삶을 바꾼다.' - 어수웅의 <탐독>'헬조선 대한민국'에 아직 이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다고 믿는 기자가 있다니 놀랍다. 이름 어수웅. 신문기자로 20년을 살았단다. 그 대부분의 시간을 문학과 출판을 담당했고. 그러면서 '무용'이 아닌 '유용'으로서 책과 문학을 증명하고픈 욕구가 있었음을 고백하는 저자.
'나를 바꾼 책, 내가 바꾼 삶'이라는 주제의 인터뷰는 저자의 이런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세계적인 석학 움베르토 에코에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픽션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켄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소설가 정유정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미국 소설가 조너선 프랜즌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으로 주저 없이 꼽은 프란츠 카프카 <심판>에 대해 그 이유가 뭔지 묻는다. 이 밖에도 내로라하는 문화계 명사들(은희경, 김영하, 안은미 등등)의 내밀한 '탐독'의 여정이 이어진다.
프랑스 파리(움베르토 에코)에서부터 미국 뉴욕(조너선 프랜즌), 전남 광주(정유정) 등등 세계 각지에서 시시때때로 이뤄지는 인터뷰를 읽다보면 어느새 '나의 탐독'에도 생각이 미치게 되는데... 내가 탐독한 책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나를 바꾸고, 내 삶을 바꾸었던가, 가만히 묻게 되는 시간들. 한낮의 뜨거움도 잠시 비켜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