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처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매일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성주군민들이 광복절인 15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약 1000여 명이 단체로 삭발을 하며 정부에 항의한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는 15일 오후 4시부터 성주읍 성밖숲에서 군민 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드철회 평화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약 1000여 명이 삭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쟁위는 815 삭발식을 통해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삭발을 결의할 수밖에 없는 성주군민들의 절박함과 결연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당초 815명의 신청을 받아 삭발식을 진행하려 했지만 참가자가 늘었다.
삭발식에는 미용사 80여 명이 참여해 군민들의 삭발식을 돕기로 했다. 성주군 내에 있는 미용사의 수가 적어 대구에서도 약 50여 명의 미용사가 자발적으로 나서 삭발을 도울 예정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7월 13일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발표를 한 후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집회를 열고 다양한 방법으로 철회를 요구해왔다"며 "삭발식은 부모가 물려준 신체의 일부를 자르는 것으로 가장 강한 항의의 표시"라고 말했다.
삭발에 동참하는 조성용 대가면 흥산2리 이장은 "사드가 성주뿐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며 "삭발을 통해 정부에 재검토하거나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성주군 주민들의 단결된 모습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국민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사드는 필요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정부에도 철회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군민들은 성주군 합창단과 함께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고향의 봄, 선구자, 아침이슬 등을 합창할 예정이다. 또 국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과 대통령에게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결의문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삭발식은 한국 기네스(한국기록원 최고 기록)에도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위는 지난 11일 한국기록원에 '대규모 삭발 기록 도전'을 위한 약정서를 전달했다. 당초 영국에 있는 세계 기네스에 연락해 심사를 받으려 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 한국기록원 공식 기록에만 도전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삭발식이 끝난 후에는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광장(주차장)으로 옮겨 33일째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날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성산포대에서 성밖숲까지의 인간띠잇기 행사는 오는 27일 열기로 했다.
한편 투쟁위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성주군청 4층 간담회실에서 국방부장관과 간담회를 열고, 사드 배치 후보지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결과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방부가 지속적으로 소통 창구 개설을 요구해와, 이를 수락했다는 게 투쟁위 설명이다.
하지만 투쟁위는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의 지역에 대해서는 일절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하되 18일 군민들에게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