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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오후 5시 43분]

 22일 오후 조합측 인부들이 옥바라지골목에 남아있던 1920년대 한옥들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22일 오후 조합측 인부들이 옥바라지골목에 남아있던 1920년대 한옥들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 대책위페북

 22일 오후 옥바라지골목에 남아있는 1920년대 한옥들이 포크레인에 의해 완전 붕괴됐다.
22일 오후 옥바라지골목에 남아있는 1920년대 한옥들이 포크레인에 의해 완전 붕괴됐다. ⓒ 대책위페북

옥바라지골목이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무악2지구 재개발조합은 22일 오후부터 옥바라지골목 보존 운동의 중심 역할을 해왔던 구본장여관의 철거에 들어갔다.

철거에 반대하는 옥바라지골목보존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아직 남아ㅍ있던 한옥을 모두 철거하고 구본장여관도 철거에 들어가 현재 건물의 20% 정도가 훼손됐다"고 전했다.

조합은 이날 오전 8시경부터 인부들을 동원해 공사에 들어가 남아 있는 한옥 일부를 철거했으나, 서울시측의 만류로 공사를 중단했었다.

철거 현장에는 대책위 관계자들과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주거사업국장 등 서울시 직원 10여 명이 번갈아 나와 조합측에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조합측 관계자와 조합원들에게 공사를 중단하고 좀 더 협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워낙 완강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보존대책위를 이끌고 있는 박은선 리슨투더시티 대표는 "대책위와 서울시가 구본장여관을 헐고 아직 남아 있는 1920년대 한옥은 존치시키는 것으로 합의하는 등 막바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조합측이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개발조합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해준다고 해서 지난 3개월을 기다렸는데, 그 사이 매달 은행 대출금 이자 2억 원이 나가고 일반분양 시점을 놓치는 등 손해가 막심해 공사를 더 이상 지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이 옥바라지골목이라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지만 관련 시설을 지어 기념하는 것은 협조할 방침"이라면서도 "남아 있는 주민이 보상금을 점점 높여 과도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합의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철거는 추이를 봐가면서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워낙 격분해 있는 상황이라서 조합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17일 무악2지구에서는 강제 철거에 나선 조합 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책위의 충돌이 벌어졌으나 박원순 시장이 현장에 나타나 "서울시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막겠다, 내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도 좋다"고 말한 이후 3개월간 서울시와 대책위가 협상을 벌여왔다.

대책위는 옥바라지골목이 일제 강점기때 독립투사들과 독재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을 옥바라지한 가족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보존운동을 벌여왔으며, 조합측은 공사가 지연될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며 시급한 공사 재개를 요구해왔다.

대책위는 이날 저녁 현장에서 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옥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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