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우연히 국회 의원회관 1층을 지나다가 익숙한 얼굴들을 담은 그림에 눈길을 빼앗겼습니다. '2016 청년화가 제1회 대한민국 파노라마 미술 전시회'에 전시된 여러 정치인의 얼굴이었습니다.
전시회 안내문을 보니 "대한민국을 이끄는 의원을 섬세하게 그리며 당의 색깔을 고려하지 않았다. 당의 갈림을 떠나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여 시원한 정치를 해주십사 하는 젊은 청년들의 소원이 담겨 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안내문대로 전시회에는 여야 가리지 않고 많은 정치인들의 얼굴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둘러보다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얼굴 앞에서 멈칫하게 되더군요. 이 대표의 그림 뒤편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이 짓고 있는 미소는 마치 이 대표에게 보내는 미소 같았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진박'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내보였습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 들어와 정부조직법 개정 발목잡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야당의) 사실상 대선 불복 형태의 국정 반대, 국가 원수에 대한 막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제 대선 불복의 나쁜 관행을 멈추자. 야당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끈하게 한 번 도와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의 그림 왼쪽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얼굴이 놓여 있었습니다. 요새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썩 좋지 못한 김 전 대표는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뽑힌 전당대회에서 비박 단일후보인 주호영 후보의 지지를 공식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는 최근까지 수염을 기른 채 전국을 돌며 이른바 '민생 탐방'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 김 전 대표에게 등 돌린 박 대통령의 모습이 현실을 반영한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한편 전시회에서는 문재인·박원순·반기문 등 유력 대권 주자의 그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는 9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7시 진행됩니다. 주최 측은 "전시회 모든 수익금은 투자금 외에 전액 문화공간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데 쓰일 것이며 매회 청년 파노라마 미술 전시회를 여는 데 쓰여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