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건강 악화로 캘리포니아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클린턴 선거 캠프는 성명을 통해 "클린턴이 오는 12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모금행사와 연설 일정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클린턴은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했다가 갑자기 휘청거렸다. 곧바로 수행원들이 부축해 차량으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클린턴은 신발 한 짝이 벗겨져 잃어버리기도 했다.
클린턴의 주치의는 "클린턴이 폐렴에 걸렸고, 이날 더위를 먹어 탈수 증세를 겪었다"라며 "클린턴에게 항생제를 투여했으며, 유세 일정을 조정해 휴식을 취하도록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차량을 타고 추모식장을 떠난 클린턴은 뉴욕에 있는 딸의 아파트로 갔다. 휴식을 취한 뒤 아파트에서 나온 클린턴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취재진을 향해 큰 소리로 "(몸 상태가) 아주 좋다, 오늘 뉴욕이 너무 아름답다"라며 활기차게 웃었다.
그러나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측이 클린턴의 건강 상태를 끊임없이 지적하며 선거 쟁점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사건으로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이 남은 대선 레이스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70세가 된 트럼프와 69세 클린턴은 역대 미국 대선의 '최고령 후보 맞대결'로 불린다. 특히 트럼프는 "서로 의료 기록을 공개하자"라며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클린턴이 최근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대면조사에서 "지난 2012년 뇌진탕 받은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트럼프 측은 더욱 집요하게 클린턴의 건강 상태를 공격하고 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던 2012년 12월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실신하며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켰고, 한 달 넘게 업무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