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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클라우드 펀딩 누리집 유케어링이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씨의 '북한 수재민 돕기 펀딩'에 중단 조치를 통보했다. 대북제재의 일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진은 중단조치된 유케어링 펀딩 화면.
미국 클라우드 펀딩 누리집 유케어링이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씨의 '북한 수재민 돕기 펀딩'에 중단 조치를 통보했다. 대북제재의 일환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진은 중단조치된 유케어링 펀딩 화면. ⓒ 유케어링 갈무리

미국에서 벌어지는 '북한 수해민 돕기 펀딩(모금)'도 대북 제재의 일환에 속하는 걸까.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55)씨가 미국 내 클라우드펀딩 사이트 유케어링(YOUCARING)에서 추진 중이었던 '북한 수해민을 돕자'(Help North Korea Flood Victims) 펀딩에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유케어링 측은 21일(현지시각) 펀딩 개설자인 신은미씨에게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해당 펀딩의 성격이 우리의 정책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펀딩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라고 통보했다. 이어 유케어링 측은 "계류 중인 펀딩 금액은 취소될 것이며 펀딩 금액을 인출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신씨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고 펀딩에 참여하려고 했던 이온참(필명)씨는 국내 은행을 통해 유케어링에 달러를 송금하려고 했다. 하지만 22일 새벽 승인취소 메시지를 받아 펀딩에 참여할 수 없었다.

21일(미국 현지시각)까지 유케어링에 모인 펀딩 금액은 9580달러(약 1085만 원)였다.

신은미씨는 유케어링의 조치에 대해 "미국법을 준수해야 하는 건 이해하지만, 제재 조치 속에 이런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도 포함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신씨는 "메일 통보를 받은 뒤 유케어링에 항의했지만, '기금의 인출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이 거부해 중지할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케어링을 통한 북한 수재민 돕기 모금활동 중단을 알렸다.

펀딩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이온참씨는 "이 펀딩은 인간의 도리에 관련한 것으로 어떤 이데올로기나 국가 간 정책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자연재해에 대한 민간차원의 순수한 교류 및 지원까지 막는다는 것은 결코 벌어져선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1777만 원 모였다... 북중 국경에서 육로로 쌀 전달할 계획도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 내나라/연합뉴스

하지만 모금운동은 계속된다. 신은미씨는 모금운동을 띄울 당시 유케어링을 통한 펀딩과 국내 계좌를 통한 모금을 동시에 진행했다. 22일 현재까지 국내 계좌를 통해 모인 금액은 1777만 원. 지난 20일 국내 계좌 모금액이 1127만 원이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한국 내 북한 수재민 돕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유케어링으로 모인 금액을 제외하고서라도 모금운동 초기에 목표로 설정했던 1만 달러(1102만 원가량)는 초과 달성했다. 신씨는 "북한 장마당 물가로 쌀 1킬로그램이 약 700원"이라면서 "쌀 15톤을 구입해 북에 전달하겠다"라고 밝혔다. 지금 모인 금액으로는 쌀 20톤 이상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은미씨는 중국에서 쌀을 구입한 뒤 트럭에 싣고 북중 국경을 넘어 수해 지역인 함경북도에 갈 계획이다. 만약 이 계획이 성사되지 않으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북한 수재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모금액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내 계좌를 통한 모금운동은 10월 초까지 진행된다.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가 공개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 모습. 홍수로 가옥들이 파손되고 다리가 끊어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 내나라/연합뉴스

북한에선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려 두만강이 범람했다. 그로 인해 함경북도 회령과 남양·무산 등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북한의 수해 피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재앙'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전해진 바에 따르면 133명이 사망하고 395명이 실종됐으며 가옥 3만5500세대가 수해를 입었다. 이재민 수는 14만 명가량이며 도로 180여 곳이 유실됐다.

국제 사회의 진단에서 북한 수해 피해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7일 북한 주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북한 당국에 종합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고, 20일 유엔아동기금은 "피해 규모가 충격적"이라면서 복구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기사] "북 수해 돕자"... 이틀만에 1575만원 모였다


#북한#수재민#신은미#클라우드펀딩#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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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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