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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실업률 9.3%, 대안은 없을까요?
청년 실업률 9.3%, 대안은 없을까요? ⓒ 참여사회

잘 알고 지내온 후배가 3년간 운영한 게스트하우스를 접었다고 한다. 직장생활 7년, 배낭여행 1년의 짧지 않은 사회 경험 끝에 택했던 자영업을 포기했다니 그 이유가 좀 궁금했다. 왜냐면 평소 그녀는 "대한민국, 서울, 그것도 가로수길에서 이 정도 버티는 건 자영업자로 잘하고 있는 겁니다"라며 씩씩함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업종의 특성상 주말은 물론 휴일까지 반납하며 매달렸지만 그녀의 도전은 매출의 65%를 상회하는 월세 앞에 무너졌다고 한다. 월세 높은 거 알고 시작한 사업인데 왜 3년까지 끌었냐고 물었더니 한동안 매출을 늘리면 높은 월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은 악재와 함께 시작하고 끝나는 것이더라고, 이번만 잘 넘어가보자고 버텨보았지만 일본 경제침체, 북핵, 메르스 사태가 이어지자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더란다. 그녀는 더 이상 건물주의 화수분 역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미련 없이 가로수길을 떠났다.

자영업자였던 그녀는 지금 무슨 삶을 설계중일까? 30대 후반의 그녀는 결혼도 잠시 미뤘고 아직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상태다. 독립을 방해하고 있는 건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지난 9월 7일 통계청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특징을 '인구 5천만 시대에 진입했지만, 아이들은 줄고 노인은 늘고, 1인 가구가 대세' 라고 발표했다. 주된 가구 유형이 된 1인 가구는 전체가구 1911만 가구의 27.2%로 520만 가구에 이른다.

이제 '혼자 사는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혼밥', '혼술', '나 혼자 산다' 등이 낯설지 않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는 벌써 편의점이 1인 가구의 식품구입 장소 1위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20~30대 1인 가구의 비중이 35.3%(30대 18.3%, 20대 17.0%)라는 점에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청년들의 취업난과 주거비용이 삼포, 오포, 칠포 세대의 증가라는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회자되어 왔다.

'민달팽이 세대집 없는 세대'의 상당수가 주거 빈곤층이다. 2015년 <청년정책의 재구성 연구>에 따르면 높은 학비, 부족한 일자리, 낮은 임금으로 혼자 사는 청년의 36.3%가 최저주거 기준인 16㎡이하 좁은 방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오피스텔, 원룸, 고시텔, 빛이 들지 않는 반지하나 덥고 추운 옥탑 방도 포함해서 말이다.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96.3%가 전월세로 살고 있는데, 만약 이들이 내 집을 마련하려 한다면 23년은 걸릴 거라는 계산이 나왔다. 물론 낮은 임금이 주원인이다. 최근 대졸 취업희망자 100명이 지원하면 3명이 취업하는 좁은 문 '취업'실태는 심각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3%로 나타났으며 6개월 이상 '장기백수'의 증가세도 이미 IMF 외환위기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저임금은 어떤가? 6030원으로 8시간, 20일 일하면 월 96만 4800원이다. 30일 쉬지 않고 꼬박 일해도 150만 원을 손에 쥘 수 없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낮은 최저임금은 상품구매를 악화시킨다.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경제는 몰락한다고 경고한 이정우 교수는 한국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한다. "평균임금의 30%대에 있거든요. 이런 나라가 OECD에는 거의 없습니다. 아마 멕시코하고 한국 정도밖에 없을 거예요. 딴 나라가 어느 정도냐? 평균임금의 40~60% 수준에 있습니다."

청년 자영업자와 백수가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진 상황에 처해 가로수길을 떠나온 그녀는 좀 지쳐 보였다.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지나가는 말을 하듯이 "최저임금은 곤란하고 월 200만 원 정도 일자리 어디 없으려나?"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강자님은 참여연대 공동대표입니다. 태어날 때 세상을(鄭) 편안하게(康) 살아갈 놈(子)이라고 얻은 이름인데 아닌 것 같아 분한 마음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줄곧 일상의 재구조화를 꿈꾸며 삽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최저임금#가로수길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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