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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7일(현지시각) 전원합의체 재심리 판결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3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발표했다.

재판부는 '밀어서 잠금 해제', '자동 수정', '빠른 이동' 등 애플의 특허 3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한 실질적인 증거(substantial evidence)가 있다며 애플에 1억1960만 달러(약 1334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이 소송에서 애플은 2014년 5월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 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승소해 삼성전자가 1억196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냈으나,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열린 2심에서 이를 뒤집은 바 있다.

그러나 이날 11명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8명의 다수의견으로 "지난 2월 판결은 항소 과정에서 제기되지 않았던 사안에 의존해 이뤄졌거나, 소송 기록 범위 이상의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라며 다시 결정을 뒤집었다. 애플과 삼성은 판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특허권 보호의 중요한 선례... 애플의 큰 승리"

재판부는 이날 동시에 진행한 별도의 소송에서 애플이 디지털 사진 처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인정하며 애플이 15만8400달러(약 1억7600만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제임스 깁스 미국 리치몬드대학 법학 교수는 "이번 판결은 앞으로 특허권 보호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애플이 큰 승리(big win)를 거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과 삼성은 최근 몇 년간 특허 침해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이 '둥근 모서리 디자인' 등 일부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로 애플에 5억4800만 달러(약 6110억 원)를 우선 지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고 허가를 받았으며, 대법원은 오는 11일 이 소송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