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지난 70여년의 세월 동안 우리 현대사는 '굴곡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다사다난했다. 미완의 친일청산과, 남북 분단이 낳은 동족상잔의 6.25 전쟁 그리고 민주주의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었던 독재자들의 장기집권까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시간들이었다.
지난 70년의 우리 현대사를 되짚어보지 않고서는, 지금의 한국정치와 사회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분단 이데올로기'와 영, 호남 지역감정 등의 주요 대립 구조들은 모두 지난 역사에서 이어지는 기나긴 흐름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대하고 복잡한 한국현대사를 한 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이처럼 평소 현대사에 관심은 있었으나,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막막했던 이들을 위한 특별한 강좌가 준비됐다. 한국현대사의 핵심 장면들만을 골라 소개하는 기획강좌가 열린다는 것.
서울시 동작구의 지역공동체방송국인 '동작FM'은 오는 10월 26일부터 '한국 현대사 30장면, 그 오욕과 감격의 역사'라는 주제의 한국현대사 특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 3주 코스로 열리는 이번 강좌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마다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대륙서점에서 진행된다. 연사로는 동작역사문화연구소의 김학규 공동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10월 26일에 열리는 1강에서는 해방 직후 한반도에서 시작된 분단과, 이승만 독재정권 시기를 소개한다. 이어 11월 2일에 열릴 2강에서는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부터 박정희 유신정권이 무너지게 되는 10·26 사태까지 박정희 정권 당시의 시간을 얘기한다. 11월 9일에 열리는 마지막 3강에서는 유신정권의 뒤를 이어 등장한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이 시간에는 우리 손으로 피 흘려 쟁취한 민주화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해온 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련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동작FM 관계자는 "한국현대사는 분단 구조 아래 독재와 반공 이데올로기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을 거치면서 잘못된 역사인식을 강요받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역사적 사실을 사실 그대로 이해하려는 노력, 이 기본적인 경험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특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의는 동작구 지역 거주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 10월 14일 금요일까지 문자(010-8455-5278) 및 이메일(dongjakfm@gmail.com)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 입금 순으로 선착순 20명 마감이며, 참가비는 2만원이다. 동작FM 후원회원은 무료다.
한편, 동작FM은 '주민이 주인 되는 마을방송'을 모토로 지난 2013년 1월 개국한 이래,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해왔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회적 참여의 목소리를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너들을 운영해왔던 것. 뿐만 아니라 세월호 캠페인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교육감후보와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지역공동체의 역할을 넘어 시민사회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온 바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방송국 역사프로그램인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방송 100회 맞이 기념으로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