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한눈에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시장서 퇴출된다. 삼성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 삼성전자는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틀 동안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다. 단기손실액이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일각에선 "기초체력 키우지 않고 독주(獨走)하다가 독주(毒酒)를 마시게 됐다"라는 평을 내놨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산업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11일 "갤럭시 노트7의 사용, 교환, 신규 판매를 모두 중지하라"고 권고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10일 생산중단에 이어 글로벌 판매와 교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관련 기사:
삼성, 시장의 신뢰 잃었다). 삼성 역시 노트7의 단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야심작 갤럭시노트7은 이렇게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지난 8월 미국시장 첫 출시 후 두 달여 만이고, 지난달 리콜 이후 재판매가 시작된 11일만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노트7의 퇴출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역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이틀새 무려 10% 넘게 폭락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국표원을 비롯해 미국·중국 등 각국 정부, "노트7 사용 중지" 압박
국표원과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7시께 동시에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요지는 지난 10일 오후 갤럭시노트7의 사고조사 회의를 통해 새 제품의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 이어 갤럭시노트7의 사용중지, 새 노트7 교환중지, 신규판매 중지 등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밝힌 노트7의 생산중단보다 더 강력한 조치였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안전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국표원도 "소비자 안전을 위한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즉각적인 보호'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써가면서 사용과 판매중지를 내린 것이다.
특히 미국에선 이미 항공기 등에서 노트7의 발화사건으로 큰 대형사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은 현재 해당 사건을 조사 중에 있으며 이번주 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표원도 이번 발표에 앞서 미국 CPSC와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 CPSC 역시 국표원과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CPSC는 이미 이번 사태 초기였던 지난달 처음으로 리콜을 결정했다. 100만 대 규모의 1차 리콜에 이어 2차 리콜까지 이어지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미국 당국의 결정은 사실상 전 세계적인 리콜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이날 오후 노트7의 리콜을 발표했다.
"기초 체력 키우지 않고 독주(獨走)한 끝에 독주(毒酒) 마신꼴"
문제는 노트7의 리콜 이후다. 이미 각국 정부를 비롯해 삼성 역시 사용과 판매중단에 들어갔고, 시장에 팔린 제품들도 회수 조치된다. 노트7의 '갑작스러운' 퇴출로 삼성전자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동안 10% 넘게 폭락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으로 한때 170만 원 넘게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틀새 150만 원대로 추락했다. 또 이번 판매중단 등으로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2조 원 넘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기적인 실적 하락보다 삼성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 더 뼈아프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노트7은 이름에 걸맞게 제품 성능을 크게 개선해 아이폰7과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부품협력사들의 기초 체력을 함께 키우지 않고 독주(獨走)한 끝에 독주(毒酒)를 마시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이 앞으로 어떻게 해독(解毒)할 지 지켜볼 일이다.